프로농구 선수 허웅. 뉴시스

프로농구 선수 허웅(31·KCC)이 전 여자친구 A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두 차례에 걸친 임신과 낙태 과정에서 “결혼하려 했었다”는 허웅 측 입장을 A씨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허웅은 결혼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또 첫 번째 임신중절 수술이 태아의 골격이 자리잡혀 신생아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게 되는 ‘임신 22주차’에 이뤄졌는데 허웅은 수술 직후에도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밝혀 사건과 별개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는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임신중절을 두 번 하는 동안 허웅은 결혼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임신) 책임은 지겠지만 결혼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던 허웅 측이 전날 “A씨가 두 차례 임신했을 때마다 결혼하려 했었다”고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한 반박성 폭로로 보인다.

A씨는 2019년 12월과 2021년 5월 두 차례 인공임신중절술을 했다고 한다. 그는 “두 차례 임신중절 모두 허웅 강요로 인해 이뤄졌다”며 “수술 당일 (보호자) 동의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동행한 것은 맞으나 이후 치료나 관리는 모두 혼자 감당했다. 수술비는 허웅이 지출했으나 이후 모든 진료비는 나 홀로 지출했다”고 이날 스포츠경향에 말했다.

프로농구 선수 허웅. 뉴시스

당시 허웅이 원주DB 소속으로 활동할 때였는데 A씨는 두 차례 수술을 모두 원주 모처 병원에서 받았다고 한다. A씨는 “모든 임신중절은 허웅의 스케줄에 맞춰야 했다”라며 “허웅의 숙소가 원주에 있었고, 그가 원주의 모 병원을 특정해 데려갔다”고 전했다.

그는 “허웅은 임신 중일 때와 임신중절 직후에도 성관계를 요구했다”며 “수술을 받은 뒤 담당 의사가 나와 허웅에게 ‘수술 직후 성관계를 하면 임신 재발 우려가 커지니 성관계를 자제하라’고 했으나 허웅은 완전히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첫 번째 임신중절 수술은 대략 22주차에 이뤄졌는데 신체의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이 컸다.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라면서 “허웅은 임신중절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겠다고 했고, 수술 직후에도 강제적으로 관계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또 “두 번째 임신은 잠시 이별한 상태에서 이뤄졌다”면서 “결코 원치 않는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져 재차 임신이 됐다. 이에 대한 충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허웅과 전 여친 A씨가 나눈 메신저 내용.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 영상 캡처

임신중절 수술 이후 3억원을 요구했다는 허웅 측 입장에 대해선 “임신 당시 임신중절 대가로 허웅이 먼저 제시한 금액인데 (당시) 이를 거부했었다”면서 “허웅이 임신중절 이후 계속 책임을 회피해 먼저 그가 제시한 금액이 생각나 홧김에 말한 것이지 이후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의사는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마약 투약을 한 뒤 자해 소동을 벌였다는 허웅 측 주장과 관련해선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 마약투약 관련 인물과 제가 관련이 있다는 주장으로 마약 투약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그러면서 “나는 최소한의 양심과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는데 허웅과 그 가족은 개인적인 고통을 언론에 알려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허웅과 A씨가 과거 나눴다는 문자메시지 내용도 이날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서 공개된 대화에는 허웅이 결혼을 우회적으로 거부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대화에서 A씨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상처를 받든 말든 말씀드리고 혼인신고 하겠다고 하는 게 맞다. 그게 책임에 대한 행동이다”라고 하자 허웅은 “갑자기 혼인신고는 무슨 말이냐. 아무리 무서워도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A씨가 “그럼 그냥 애 낳아서 키워? 왜 그건 아니냐. 결혼 안 하냐”라고 묻자 허웅은 “뭐든지 순서가 있는데 갑자기 그게 그렇게 되냐”고 되물었다.

“A씨, ‘이선균 협박女 유흥업소’ 출신” 보도 나오기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A씨와 관련해 허웅 사건과 무관한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A씨가 배우 고(故) 이선균씨를 공갈·협박해 구속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와 같은 업소에서 일했었다고 이날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이선균 사건으로 인천경찰청에서 수사할 당시에도 마약 투약혐의 피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조사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A씨는 허웅과 연인 관계였던 시기인 2018년 말이나 2021년쯤에는 업소에서 일하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허웅과 교제했을 당시 A씨는 서울권 대학의 예술계열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고 한다. 허웅 측은 대학생이던 A씨를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허웅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허웅 측은 “A씨가 2021년 5월 말부터 허웅의 사생활을 언론과 SNS, 소속 구단 등을 통해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허씨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5월 A씨가 허웅과 사이에서 임신하게 되자 “출산 전에 결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허웅이 “결혼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하자 돌변해 협박했다는 게 허웅 측 주장이다. 이어 “A씨는 인공임신중절술을 받고 허웅과 3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2021년 말 최종 이별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온라인 등에서 ‘임신에 대해 책임지겠다’면서 결혼을 미루겠다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쇄도하자 허웅 측은 입장을 번복했다. 허웅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동형 변호사는 27일 국민일보에 “첫 입장문에서 허웅이 ‘결혼을 조금 더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는 부분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며 “허웅은 전 여자친구 A씨가 두 차례 임신했을 때마다 결혼하려 했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권남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