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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더 잦은 괴로움 ‘요로결석’
직장인 박모씨(40)가 몸 안에 생긴 ‘돌’ 때문에 처음으로 극심한 통증을 경험한 때는 20대 군 복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 늦은 저녁까지 고된 작업을 했던 박씨는 점호가 끝나자마자 곯아떨어졌다. 그러나 새벽에 느닷없이 느껴진 옆구리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깰 수밖에 없었다. 당직사관과 함께 의무대로 간 박씨는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을 듣고선 땀을 많이 흘려 소변이 샛노래질 정도로 체내 수분이 빠졌던 것이 기억났다. 그는 “그 시절 이후로 어지간해선 물 마시는 일을 잊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심한 통증 때문에 병원에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은 일부터 소변으로 작은 결석 알갱이가 배출된 경험까지 더하면 이후로 적어도 대여섯 번 정도 재발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요로결석은 재발이 잦고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다. 치료 후 1년 안에 7%가량이 재발하고, 10년 이내엔 평균 50%의 환자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특히 증상이 심해져 한밤중에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이어지는 이유는 주로 낮에 흘린 땀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소변량이 줄고 결석을 일으키는 물질이 장시간 농축되면서 결석이 형성될 수 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 방광, 요도 등을 지나가는데, 그 경로에 결석이 생겨 배뇨 문제를 일으키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요로결석이다. 몸에서 칼슘·요산·수산 등 물질을 대사하는 과정에 이상이 있으면 이 성분들이 결정으로 굳어지기 쉽다. 특히 수분이 부족한 상황까지 더해지면 결석이 더 잘 만들어지는 것이다.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고 연령별로는 40~60대 중장년층이 전체 환자 수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특징을 보인다.

요로계 중에서 결석이 잘 생기는 곳은 신장이다. 신장에서 결석이 생겼을 때만 보면 보통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결석이 요관으로 넘어와 소변이 나가는 길을 막게 되면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환자들이 외래나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또한 이 옆구리 통증 때문이다. 심한 통증으로 장운동이 떨어져 구역, 구토를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또 결석이 움직이면서 요로에 상처를 내 혈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결석이 아예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막아버리면 신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증상은 더 심각해진다. 유대선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일시적이라면 금방 회복되겠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신장 기능의 영구적인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더불어 고여 있는 소변에는 세균이 더 쉽게 증식할 수 있어 신우신염 같은 감염성 질환도 안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재발 잦고 계절 영향 많이 받는 질환

치료 후 10년 내에 50%가 다시 겪어

소변길 막으며 통증·구토·혈뇨 유발


결석 5㎜ 이하 땐 수분 섭취로도 호전

자연 배출 안 되면 쇄석술·수술 시행

과다한 단백질·나트륨 섭취는 피해야

레몬·키위 등 구연산 함유 과일 ‘도움’


요로결석은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소변·방사선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X레이 검사에서도 결석이 보이지 않는다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요로조영술(IVP)로 결석을 찾아낼 수 있다. 만일 결석의 크기가 5㎜ 이하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그래서 곧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대신 결석이 자연배출되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석이 더 크거나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체외충격파 쇄석술로, 결석을 잘게 부수어 배출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그 밖에 내시경 수술 등을 통해 결석을 레이저로 부수고 직접 꺼내는 치료법도 있다.

요로결석이 매우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보니 실제와 달리 잘못된 인식도 널리 퍼져 있다. 그중 하나는 소변을 자주 참으면 요로결석이 더 잘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속설은 결석의 위치와 종류에 따라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내용일 수 있다. 최정혁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결석과 요관결석은 소변을 자주 참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전립선비대증 등으로 배뇨에 문제가 있어 소변 보는 게 수월하지 않은 중장년 남성의 경우 방광결석 발생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으면 원인이 요로결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결석이 신장에서 방광 가까운 위치까지 자연적으로 이동한 상태라면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등 배뇨 증상도 발생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더 대표적 증상인 한쪽 옆구리 통증이나 혈뇨가 없다면 요로결석과는 다른 비뇨기계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최정혁 교수는 “배뇨 증상만으로 요로결석을 의심하긴 어려우며, 무증상인 경우도 가끔 발생하므로 자세한 사항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C 과다 복용이 요로결석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이 역시 주의해서 판단해야 한다. 비타민C를 섭취하면 옥살산이 대사 산물로 생성되는데 옥살산은 요로결석 성분 중 가장 흔하게 보이는 옥살산칼슘을 이루는 성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잉 섭취할 경우 요로결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비타민C는 섭취했을 때의 이점 또한 많으므로 복용은 하되 그 양이 과다할 정도가 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결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소변량이 많아지면 소변 중에서 결정이 생기기 쉬운 성분들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고, 결정이 뭉쳐 결석으로 발전하기 전 배출되기 때문이다. 과거 요로결석 기왕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한데, 복부초음파검사로 통증이 나타나기 전 선별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과다한 단백질이나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레몬·키위같이 구연산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감량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대사 활동을 촉진해 결석의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은 탈수 등으로 인해 오히려 결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운동 강도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유대선 교수는 “요로결석의 재발 방지를 위해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외에도 식이습관과 생활습관의 변화 등을 통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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