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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인근 풋살장에서 손흥민이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축구하는 모습. 에펨코리아 게시물 갈무리

영국 토트넘 소속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이 27일 서울의 한 축구장에서 축구동호회 회원들과 어울려 공을 찼다는 목격담이 화제가 됐다. 이날 손흥민은 종종 함께 뛰어온 조기축구회에 ‘용병’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끼리 시합하는 자리에 갑자기 나타나 “저도 같이 차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낀 건 아니었다는 얘기다.

국민일보가 28일 취재한 결과 손흥민은 전날 밤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인근 축구장에서 ‘FC 매드독’이라는 이름의 조기축구팀 임시 멤버로 ‘11대 11’ 축구 경기를 뛰었다. 2007년 창단한 매드독은 전직 프로축구 선수 등 소위 ‘선출’(선수 출신)이 다수 활동하고 있다.

이 팀을 만든 백승원(48)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팀에 프로 선수 출신이 많다”며 “손흥민 선수와 3년간 6차례 정도 같이 축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 익숙해질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며 “손흥민 선수가 온다는 소식 들으면 매번 다들 설레한다”고 전했다.

손흥민과 이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건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고알레’ 운영자 이호(38)씨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기도 한 이씨가 이 팀 소속으로 뛰고 있다. 백 감독은 “(고알레) 이호 대표랑 손흥민 선수 사이에 친분이 있다”며 “손흥민 선수가 이 대표에게 ‘운동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같이 축구 할 기회가 종종 마련되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손흥민이 가수 임영웅과 함께 조기축구팀을 상대로 경기하는 영상이 공개된 유튜브 채널도 고알레였다. 다만 이날은 별도 촬영 없이 축구만을 목적으로 참여했다는 게 백 감독의 설명이다. 이날 상대팀으로 함께 뛴 사람들도 “영상 촬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안전사고 등의 문제로 손흥민 선수의 등장은 조기축구회 내에서도 운영진 몇 명을 제외하고는 비밀로 한다”며 “그럼에도 어제는 SNS를 타고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금방 모이더라”고 했다.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인근 풋살장에서 손흥민이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축구하는 모습. 에펨코리아 게시물 갈무리

손흥민은 이날 약 25분씩 모두 다섯 경기(쿼터)를 뛰었다. 정확히는 네 쿼터를 각각 다른 팀과 25분씩 뛰고, 마지막 한 쿼터는 13분씩 두 차례로 나눠 다시 두 팀과 경기했다.

그의 등장은 평소처럼 축구를 하러 경기장에 갔던 이들 입장에서는 눈을 의심할 만한 일이었다. 손흥민은 상·하의 모두 흰색 운동복 차림에 주황색 축구화를 신어 더욱 눈에 띄었다.

손흥민과 ‘깜짝 축구’를 한 대학생 서준영(24)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등학교 동창 14명을 모아 오랜만에 축구를 하러 갔는데 손흥민 선수 측 관계자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안 믿겼고 영광이었다”며 “우리 중에 손흥민 선수를 보러 영국으로 ‘직관‘(직접 관람)을 갔던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씨와 친구들은 손흥민의 마지막 경기 상대팀으로 나섰다. 서씨는 “손흥민 선수가 속한 팀이 1대 0으로 우리를 이겼다”며 “(손흥민 선수의 실력은) 상상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고 감탄했다. 그는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앞으로도 종종 깜짝 등장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이후 온라인에는 손흥민을 봤다는 글이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잇따라 올라왔다. 언론 매체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목격담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흥민이 형이랑 같이 조기축구 공 찼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이다.

작성자는 “목요일(27일) 저녁 9시 아차산 축구장에서 경기가 잡혀 도착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여기가 그렇게 핫플인가 싶었다”며 “그런데 일행 중 한 분이 ‘손흥민이다’ 하길래 처음에는 웃어넘겼다. 눈을 크게 떠보니 정말로 손흥민 선수였다”고 적었다.

그는 “당시에는 손흥민이랑 뛰는 상대팀이 정말 부러웠다. 현역 프리미어리거 전성기 선수와 공 찰 일생일대의 기회가 올까 싶었다”고 말했다.

서준영씨 제공

작성자도 이어 손흥민과 뛰었다고 했다. 그는 “몇 분 뒤 (우리 팀) 주장이 전화를 받더니 손흥민 선수가 더 뛰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9시 타임 2팀과 15분씩 경기 진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제안을 팀원들이 받아들여 손흥민과 공을 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는 13분씩 뛰었다고 백 감독은 전했다.

15분이 1분처럼 느껴졌다는 작성자는 “손흥민 선수, 2시간30분 동안 짧은 인조 잔디에서 그렇게 뛰었는데도 끝까지 열심히 뛰어주셨다. 정말 감동이었다. 인사도 다 받아주셨다”고 회상했다.

이 게시물에는 “여름성경학교에 예수님이 등장한 셈이다” “유니폼에 사인 한 번 보다 손흥민 선수 시절에 같이 볼 차봤다는 그 추억이 더 오래갈 것 같다” 같은 댓글이 달렸다. 부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 다른 SNS 이용자는 “손흥민 선수를 이렇게 가깝게 보다니 ○○(아들 이름)이는 눈물이 난다고 했다”며 경기장 그물 밖에서 찍은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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