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진표 전 국회의장 메모서 윤 대통령 발언 적혀
“좌파언론들이 사고 전 사람 몰리도록 방송 유도”
박경미 의장 비서실장도 “독대 뒤, 나도 전해 들어”
민주 박홍근 “용산서장 임명 음모론도 언급해”
2022년 11월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10·29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이 공개된 가운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경미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 복수의 인사들이 당시 김 전 의장에게 비슷한 취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파문이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박홍근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12월5일 국가조찬기도회에 두분(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시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으로, 내가 김 전 의장으로부터 전해 들어 메모한 대로 옮긴 것”이라며 김 전 의장에게 전달받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당시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 제이티비시(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며 “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날 김 전 의장의 회고록을 통해 알려진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보다 훨씬 상세한 내용이다. 당시 극우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는 ‘토끼 머리띠’ ‘각시탈’을 쓴 이들이나 민주노총이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으나, 이후 경찰 등의 수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을 두고 “경찰 안에서 대표적으로 무능한 사람인데 전남 구례경찰서장을 하다가 어떻게 용산서장으로 파격적으로 전보된 것인지, 누군가의 도움은 있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당일 도로 차선 하나만 통제해서 보행 관리만 했어도 될 일이었는데, 방치하면서 그 시간까지 뭐 했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 극우 유튜브 등에선 이 전 서장이 전남 함평군 출신인 점, 문재인 정부 말기 용산서장에 임명된 점 등을 들어 음모론을 제기했었다.

박경미 당시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김 전 의장에게 이와 비슷한 전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에 “(김 전 의장이 국가조찬기도회가) 끝나고 나서 ‘윤 대통령이 이런 황당한 말을 했다’며 회고록에 있는 것과 비슷한 발언을 전했다. (독대 뒤) 바로 한 얘긴데, 김 전 의장이 그걸 지어냈겠나”라고 했다. 당시 국회의장실에 근무한 다른 여러 인사들도 한겨레에 김 전 의장이 주변에 “보수 유튜버에게 경도된 시각을 갖고 있다”며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야당은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며 파상 공세를 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낸 입장문 말고는 추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독대에서 나눈 이야기를 왜곡해 회고록에 흘리는 건 정치인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고, 추가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339 이란 대선, 개혁파 후보 깜짝 1위…‘뭉친 보수’와 5일 결선투표 new 랭크뉴스 2024.07.01
41338 與 때아닌 ‘배신의 정치’ 공방… 나·원·윤, 한동훈 저격 new 랭크뉴스 2024.07.01
41337 서울 아파트는 사야지… 5월 거래량 5000건대 회복 new 랭크뉴스 2024.07.01
41336 [오늘의 천체사진] 달에서 보는 지구돋이 new 랭크뉴스 2024.07.01
41335 사퇴론 확산 속 바이든 캠프데이비드行…토론 후폭풍 중대 국면? new 랭크뉴스 2024.07.01
41334 바이든, 완주 의사 밝혔지만…잦아들지 않는 ‘후보 교체론’ 랭크뉴스 2024.07.01
41333 [사설] ‘적대적 2국가’ 이어 金 우상화…北 노림수 읽고 철저히 대비해야 랭크뉴스 2024.07.01
41332 2000억 땅 재앙 됐다…강남 '컨테이너 노인' 유족에 생긴 일 랭크뉴스 2024.07.01
41331 러시아, 휘발유 수출금지 해제 다음달 31일까지 연장… “비축량 충분” 랭크뉴스 2024.07.01
41330 제주 장마, 평년 103㎜인데 올해 370㎜ 쏟아져 랭크뉴스 2024.07.01
41329 [사설] 구조 개혁과 기술 개발로 재도약 위해 여야정 힘 모을 때다 랭크뉴스 2024.07.01
41328 ‘토론 참패’ 바이든, 오랜 친구마저 “이제 떠날 시간일세” 랭크뉴스 2024.07.01
41327 "이 여성 찾으면 현상금 70억"…FBI가 7년째 쫓고 있다는데,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7.01
41326 롯데케미칼, ‘비상경영’ 돌입… 출장 20% 줄인다 랭크뉴스 2024.06.30
41325 김정은이 푸틴에 선물한 '풍산개 2마리' 모스크바서 잘 지내나 했더니 랭크뉴스 2024.06.30
41324 "美 유권자 10명 중 7명, 바이든 출마 접어야…인지력 부적격" 랭크뉴스 2024.06.30
41323 ‘윤, 이태원참사 조작설’ 회고록 논란에 김진표 “의도와 달라” 랭크뉴스 2024.06.30
41322 “한동훈은 배신자” “탈당했던 원희룡”…공방 거세지는 원·한 랭크뉴스 2024.06.30
41321 갑자기 하천 불어나 고립되고…빗길 교통사고·정전 잇따라 랭크뉴스 2024.06.30
41320 윤 대통령 ‘이태원 음모론’ 발언에 부글…탄핵 청원 70만명 넘어 랭크뉴스 202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