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에게 묻는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8일 오후 대한의사협회의 의대생·전공의 대상 간담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의 모습. 2024.6.2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의정갈등 해법을 두고 견해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가 그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 만났다.

전공의들은 의협이 '의대증원'을 둘러싼 논의에서 전공의를 '패싱(배제)'했다고 성토했다.

이에 의협은 전공의를 배제했다는 주장은 오해라며 의사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구성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 전공의들이 참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상으로 '의협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의 간담회를 열었다.

의협은 "회원분들의 답답함을 덜어 드리고 의협의 대회원 소통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주제 제한 없는 질의응답에 초대한다"며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공의와 의대생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공의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은 의협이 올특위 등 의사 회의체에서 전공의를 배제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직 전공의인 정근영씨는 간담회가 끝나고 취재진에게 "전공의들은 의협에서 진행하는 것(논의)을 더 오픈하면 좋겠다고 했다"며 "올특위 회의에 참관 형식 등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들은 올특위가 전공의가 '패싱'된 상태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올특위에는 전공의 몫으로 공동위원장과 위원 3인 자리와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몫으로 위원 1명 자리가 있지만, 대전협과 의대협 비대위원회가 올특위에 참여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의협은 대전협 비대위원이 아니더라도 전공의가 올특위 회의를 참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사협회, 의대생·전공의 대상 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8일 오후 대한의사협회의 의대생·전공의 대상 간담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입구 모습. 2024.6.28 [email protected]

정 씨는 "의협은 내부 논의를 통해 (올특위) 참관을 원하는 전공의들이 어떤 논의가 오고 가는지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소통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특위에 (전공의와 의대생의) 자리는 열려 있고, 올특위 의결은 만장일치로 운영되기 때문에 쉽게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패싱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 전공의들은 올특위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둘러싼 의사들의 회의체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만, 대전협 비대위가 공동위원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 씨는 "대전협이나 의대협은 약간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올특위 참여는 대전협 비대위가 결정할 부분이지만 (참여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대전협 비대위원이 아닌) 일반 전공의가 일단 참관하는 정도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공의들은 대전협에서 정부에 7대 요구안을 제시했는데, 최근에 의협이 대정부 3대 요구안을 공개해서 표면적으로 봤을 때 요구안이 7가지에서 3가지로 줄어든 것에 대해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의협이 간담회를 마련한 것은 의협이 의료공백의 핵심에 있는 전공의와 원활히 소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현택 의협 회장은 박단 대전협 대표와 온라인상에서 대립각을 세웠다.

박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중심의 의료계 단일 창구 구성 소식을 전하며 "임현택 회장은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고 적었다.

이에 임 회장은 전공의 일부가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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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송([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