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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문진·KBS·EBS 이사진 선임계획 의결
탄핵안·방통위법 개정 상황 무시한 채 ‘속도전’
김홍일, 탄핵 땐 직무정지…자진사퇴 가능성도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4년 제32차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대통령 몫 상임위원 ‘2인 체제’로 파행 운영 중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문화방송(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비롯한 공영방송 3사 이사진 선임계획을 28일 의결했다. 전날 야당이 김홍일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방통위 정상화 및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법안 처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이를 무시하고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90여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 공동행동은 “불법이 명백한 2인 체제 아래 자행되는 공영방송 이사 교체는 원천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방통위는 이날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대통령 추천 몫 상임위원 2명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KBS), 방송문화진흥회, 한국교육방송(EBS) 임원 선임계획(안)’을 확정했다. 앞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21일, 25일 국회에 나와 “공영방송 임원의 임기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임원 선임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선임계획을 준비해두지는 않았다고 거듭 답변했으나, 방통위는 27일 오후 누리집을 통해 돌연 회의 일정을 공지한 뒤 이날 오전 의결을 강행했다.

방통위는 선임계획에 따라 이날부터 오는 7월11일까지 14일간 한국방송·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를 진행한다. 교육방송 이사 공모는 7월12일부터 25일까지다. 이후 응모한 후보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임을 완료하게 된다. 현 이사진의 임기 만료 시점은 방문진이 8월12일로 가장 빠르다. 그 뒤 한국방송(8월31일), 교육방송(9월14일) 이사진의 임기가 차례로 끝난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 관련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현행법에 따라 이사 추천 및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게 법 집행기관인 방통위의 당연한 책무”라며 “가장 먼저 임기만료가 도래하는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8월12일 종료되는데, 선임 절차에 최소 4~5주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임명 절차를 늦출 수 없어 부득이 오늘 선임계획안을 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과 면담하러 온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출입증을 발급하지 않자 항의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선임계획과 김 위원장 발언을 종합하면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기 전 새 이사 임명을 매듭짓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방문진 후임 이사 임명이 실제로 방통위 뜻대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전날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공동으로 발의해놓고 이르면 다음달 3일 표결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2인 체제’ 아래에서 방통위를 위법하게 운영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할 때까지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그 경우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 한 명만 남아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방통위와 언론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탄핵 표결 전 전격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탄핵안 가결 시 헌재의 심리에 길게는 6개월이 걸릴 수 있는데,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고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방통위원장이나 방통위원을 지명하면 짧게는 한달 이내에 대통령 몫 상임위원 2인 체제를 재가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국회에서 탄핵안이 추진되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 후임이 김 위원장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탄핵안 표결 전 사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겨레의 질의에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언론인들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활동가들이 28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들머리에서 한국방송공사, 방송문화진흥회, 한국교육방송공사 등 공영방송 임원 선임 계획안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방송통신위원회를 규탄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한편 언론장악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계획 의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계획안 의결은 윤석열 대통령 아래 대한민국 공영방송 전체를 무릎 꿇려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2인 체제 불법 방통위는 공영방송 장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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