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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 사옥. /롯데손해보험

우리금융그룹이 결국 ‘2조 대어(大魚)’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했다.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입장에선 최대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그동안 JKL은 우리금융의 본입찰 참여를 100%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갑작스러운 악재에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우리금융과 롯데손해보험은 둘 다 수장이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인수전 참여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기재부 1차관 출신이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내정됐던 적이 있다.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원진 JKL 부대표는 행정고시 43회로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기재부에서 일했다. 기수 차이는 크게 나지만, 임종룡 회장이 2009년 대통령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몇 년간 기재부에 근무한 시기가 겹친다.

28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 JP모건이 진행한 본입찰에 우리금융이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내 금융지주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외국계 투자사 1~2곳이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JKL 등이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경영권 지분 77%이다. 앞서 JKL은 지난 2019년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를 설립해 10호 블라인드펀드로 2000억원을, 프로젝트펀드로 1965억원을 출자했다. 빅튜라에는 IMM인베스트먼트도 전환우선주 형태로 500억원을 출자했다. 인수금융으로는 2800억원이 조달됐다. 롯데손보를 매각하면 인수금융(이자 포함 약 3000억원)-JKL 프로젝트펀드-IMM인베-JKL 블라인드펀드 순으로 분배받도록 돼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손꼽혀 왔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보험사를 인수해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키울 필요가 있는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이 상대적으로 ‘매력 있는 회사’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은 매각가를 놓고는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JKL 측은 매각가를 2조~3조원 수준으로 본 반면, 우리금융은 1조원대에 사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본입찰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26일에는 돌연 우리금융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시장에서는 이를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적인 메시지”라고 해석한 바 있다.

이번 매각 건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JKL 측은 우리금융의 본입찰 불참을 최근까지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에 관심 갖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있는 상황임에도 우리금융에서 인수 의지를 여러 차례 강하게 드러내는 바람에 JKL이 우리금융과 거의 일대일로 협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JKL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낄 상황인 것이다.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가 발을 뺀 만큼, JKL은 앞으로 새로운 원매자들과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연내 매각이 어렵다면 당장 올해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인수금융 3000억원부터 해결해야만 한다. 현재 인수금융에 대한 리파이낸싱(차환)이 추진 중인데, 순탄하게 매듭짓기 위해선 새 원매자와의 협의가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갈 필요가 있다. 10호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의 만기는 2026년 2월까지인데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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