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준비 안 했다’ 이틀 만에…이사진 선임계획 기습 예고
7월3일 탄핵안 통과 땐 직무정지…자진사퇴 가능성도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민원실에서 5인 합의체 기구인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에 대한 위법성을 강조하며 김홍일 방통위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대통령 몫 상임위원 ‘2인 체제’로 파행 운영 중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문화방송(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비롯한 공영방송 3사 이사진 선임계획을 28일 의결했다. 전날 야당이 김홍일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방통위 정상화 및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법안 처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이를 무시하고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90여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 공동행동은 “불법이 명백한 2인 체제 아래 자행되는 공영방송 이사 교체는 원천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방통위는 이날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대통령 추천 몫 상임위원 2명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KBS), 방송문화진흥회, 한국교육방송(EBS) 임원 선임계획(안)’을 확정했다. 앞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21일, 25일 국회에 나와 “공영방송 임원의 임기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임원 선임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선임계획을 준비해두지는 않았다고 거듭 답변했으나, 방통위는 27일 오후 누리집을 통해 돌연 회의 일정을 공지한 뒤 이날 오전 의결을 강행했다.

방통위는 선임계획에 따라 이날부터 오는 7월11일까지 14일간 한국방송·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를 진행한다. 교육방송 이사 공모는 7월12일부터 25일까지다. 이후 응모한 후보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임을 완료하게 된다. 현 이사진의 임기 만료 시점은 방문진이 8월12일로 가장 빠르다. 그 뒤 한국방송(8월31일), 교육방송(9월14일) 이사진의 임기가 차례로 끝난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32차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 관련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현행법에 따라 이사 추천 및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게 법 집행기관인 방통위의 당연한 책무”라며 “가장 먼저 임기만료가 도래하는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8월12일 종료되는데, 선임 절차에 최소 4~5주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임명 절차를 늦출 수 없어 부득이 오늘 선임계획안을 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계획과 김 위원장 발언을 종합하면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기 전 새 이사 임명을 매듭짓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방문진 후임 이사 임명이 실제로 방통위 뜻대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전날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공동으로 발의해놓고 이르면 다음달 3일 표결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2인 체제’ 아래에서 방통위를 위법하게 운영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할 때까지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그 경우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 한 명만 남아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방통위와 언론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탄핵 표결 전 전격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탄핵안 가결 시 헌재의 심리에 길게는 6개월이 걸릴 수 있는데,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고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방통위원장이나 방통위원을 지명하면 짧게는 한달 이내에 대통령 몫 상임위원 2인 체제를 재가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국회에서 탄핵안이 추진되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 후임이 김 위원장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탄핵안 표결 전 사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겨레의 질의에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언론장악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계획 의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계획안 의결은 윤석열 대통령 아래 대한민국 공영방송 전체를 무릎 꿇려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2인 체제 불법 방통위는 공영방송 장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324 [영상] 와인 금메달 3개 딴 중국… ‘와인굴기’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8.15
34323 尹, 오늘 광복절 경축사…자유 가치 반영한 새 통일담론 제시 랭크뉴스 2024.08.15
34322 국민의힘 총선백서에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패인 포함 랭크뉴스 2024.08.15
34321 軍 부사관, 헬기 로프 하강 훈련 중 2m 높이서 추락해 사망 랭크뉴스 2024.08.15
34320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징계 취소해야”···법원, 6년만에 결론 랭크뉴스 2024.08.15
34319 '살인율 한국 122배' 자메이카서 총리도 암살 위협 받아 랭크뉴스 2024.08.15
34318 ‘찜통더위’에 온열질환자 2500명 육박…사망자는 총 23명 랭크뉴스 2024.08.15
34317 美, 기시다 연임 포기에 "누가 日총리가 되든 동맹 계속 심화" 랭크뉴스 2024.08.15
34316 4개월 만에 ‘총선백서’ 여당 쇄신 이끌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8.15
34315 “피카소·클림트 작품 피신 시키자”…이스라엘, 이란 보복 우려에 조치 랭크뉴스 2024.08.15
34314 우크라 "러 본토 1∼2㎞ 더 진격…민간인 대피로 열겠다"(종합) 랭크뉴스 2024.08.15
34313 역도 박주효 "모르는 분이…무게 너무 다운시켜" 코치진 발언 랭크뉴스 2024.08.15
34312 “나, 서울대생 둔 부모야~” 가족 인증 스티커에 술렁 랭크뉴스 2024.08.15
34311 콧구멍에 담뱃재 털고 '간 파열'될 때까지 때린 남친…"사과도 없었다" 랭크뉴스 2024.08.15
34310 "北, 트럼프 도우려 핵실험·ICBM발사 등 '10월의 충격' 가능성" 랭크뉴스 2024.08.15
34309 신임 서울경찰청장 김봉식·경찰청 차장 이호영 랭크뉴스 2024.08.15
34308 한동훈 ‘친정 체제’ 구축 마무리 랭크뉴스 2024.08.15
34307 지석진 "韓 축구 정신차려라" 일침에…당황한 유재석이 보인 반응 랭크뉴스 2024.08.15
34306 폭염인데 선풍기만 켠 채로…에어컨 설치하던 20대 알바생 숨졌다 랭크뉴스 2024.08.15
34305 출생증명서 받으러 간 사이, 쌍둥이에 폭탄 떨어졌다…아빠 피눈물 랭크뉴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