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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최상의 잠
메이거 크리거 지음, 이은주 옮김
소용, 440쪽, 2만3000원
게티이미지뱅크

주위를 보면 의외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통계로도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85만5025명에서 2022년 109만8819명으로 28.5% 늘었다. 또 최근 연구를 보면 국내 성인의 60%가 만성적으로 수면 불편감을 겪고, 이 중 절반이 불면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3600만명 중 3분의 1가량이 불면증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해도 피곤한 정도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의 수면량과 건강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은 적게 자도 많이 자도 문제다. 미국에서 2003년 간호사 7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수면량이 5시간 미만인 사람은 하루에 8시간 자는 사람보다 10년 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45%나 높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하루 평균 9~11시간 자는 사람은 평균 8시간 자는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38%나 증가했다.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이자 수면 전문가인 저자는 40여년 동안 3만명의 수면 장애 환자 사례를 토대로 수면의 비밀과 수면 장애의 원인을 비롯해 일반인들을 상대로 ‘최상의 잠’을 위한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할까. 인간은 잠을 자는 동안 뇌세포가 생산한 물질 가운데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고 에너지를 유지한다. 또한 잠자는 동안 주요 신체 기능이 회복되고 손상된 조직도 복구된다. 유의해야 할 점은 개인의 수면 필요량은 연령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신생아들은 하루 18시간까지 자기도 하지만 점점 필요 수면량은 줄어 성인이 되면 평균 7~9시간 정도만 자도 된다. 저자는 “어느 생애 단계에서든 각 단계에서 필요한 수면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일의 성과가 나지 않을뿐더러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면서 “연령대별 필요 수면량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환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한 엄마는 고등학생 아들이 수업 시간에 계속 졸기만 한다면서 상담을 청했다. 아들은 하루 6시간 밖에 못 자는데도 엄마는 10대의 경우 평균 9시간은 자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해결책은 간단했다. 밤 10시 이후에는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게 하고 늦어도 11시에는 잠자리에 들게 하는 것이다. 학생은 낮 시간을 말똥말똥한 상태에서 보낼 수 있었고 성적도 좋아졌다. 물론 적정 수면량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수면 장애 환자들의 경우 잘못된 진단으로 엉뚱하게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2년 동안 졸음증으로 호소한 여성 환자는 처음엔 우울증을 전제로 한 치료가 진행됐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후 검사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았지만 극심한 피로증세는 개선되지 않았다. 잠자리에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하지불안증후군이 숙면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대부분 철분 결핍의 결과다. 대장암으로 인한 잠행성 출혈로 인해 철분 결핍이 생긴 것이다. 졸음증의 원인을 처음에 제대로 진단했다면 대장암도 조기 발견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환자의 처방은 철분제였다.

저자는 최상의 잠을 위해 수면 위생을 강조하며 냉정한 현실 조언을 내놓는다. 배우자의 코골이나 과도한 신체 뒤척임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면 각방을 쓰라고 권한다. 반려동물과 한 방에 자는 것도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도 침실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익히 알려진 카페인 말고도 알코올, 니코틴도 수면의 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중 부족한 잠을 주말에 벌충하겠다고 과도하게 잠을 잔다면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불면증이 심하면 수면제 처방을 받기도 하지만 최후의 수단이다. 그에 앞서 잠자리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각성을 일으키는 잠자기 전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 보기, 침대에서 책 읽기 등의 자극을 최대한 통제해야 한다.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에 졸리지도 않는데 일찍부터 잠자리에 드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저자는 20~30분 넘게 잠이 오지 않는다면 침대에서 그냥 일어나라고 권한다. 졸음이 온다 싶으면 그때 침대로 돌아가야 한다. 의외로 간단한 해결책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책이 주는 교훈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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