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감독(왼쪽)과 손흥민. 사진 연합뉴스, 손흥민 인스타그램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진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측과 피해 아동 아버지가 합의금 액수를 놓고 대화하는 녹취록이 28일 공개됐다. 연예매체 디스패치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 손 감독 측 법률대리인인 김형우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와 A군 아버지는 모처에서 만났다. 손 감독과 아들 손흥윤 SON축구아카데미 코치 등 코치 2명은 A군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A군 측은 손 감독에게 합의금 5억 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손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버지인 점 등 유명인이라는 이유에서다. A군 아버지는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서 “지금 (손흥민이) 4000억 원에 이적한다 뭐 한다 하고…”라고 말했다. “엄밀히 생각하면 이건 손흥민 선수의 일이 아니다”라는 김 변호사 반박에 대해선 “손흥민 일이 아니어도 손 감독이 에이전시를 본인이 차려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 아버지는 “손 감독과 손흥윤하고 다 껴있다”라며 “(합의 땐) 세상에 묻히고 함구해야 하는데,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 하면 (내) 입장을 생각해보라”라고도 했다. 또 “합의하려면 돈이 중요한 건데 자기들 이미지 실추랑 생각하면 5억 가치도 안 되냐”라고 묻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합의는 아이에다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군 아버지는 “아이로 계산하면 1500(만 원)이 맥시멈(최고)”이라면서도 “무슨 말씀하는지 이해하는데 특이상황”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연예인이 택시 타서 택시 운전수 뺨 한 대 때렸다고 2~3억(원)씩 주고 합의하고, 김○○이 술 처먹고 사람 때렸다고 5억씩 주고 합의하고 이런 판국에…”라면서다. “5억 원은 심하지 않습니까”라는 김 변호사 말에 A군 아버지는 “아니오. 심하지 않다. 20억 원 안 부른 게 다행 아닌가”라고 답했다. A군 아버지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유명한 사람들이 합의할 거면 그만큼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다 끝났다. 그 뒤 A군 아버지는 지난 5월 5일 김 변호사에게 “2억에 그냥 ‘합의하자’ (손 감독에게) 하라. 더는 저도 양보 힘들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 뒤 5월 30일엔 전화로 “1억5000만 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손 감독이 “잘못한 부분은 처벌받겠다”라며 3000만 원을 넘는 합의금에 대한 수용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A군 측은 이런 보도를 반박하고 있다. 아동 측 변호를 맡은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고,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일회적인 피해로 신고한 것이 아니고, 부모를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받았는데 지속해서 이뤄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다가 용기 내 알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