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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27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 30년간 서울의 폭염일수가 7360% 폭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20개 주요 도시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영국의 국제개발환경연구소(IIED)는 27일 전 세계 주요 대도시별 폭염 추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전 세계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간을 나눠서 보면 폭염일수는 1994~2003년이 4755일, 2004~2013년이 5343일, 2014~2023년이 6488일이다. IIED는 ‘커스텀 웨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도시별 공항 일일 날씨 데이터를 이용해 폭염일수를 계산했다.

도시별 폭염일수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30년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도시는 서울(7360%)이었다. 폭염 기록을 추세로 분석했을때 그 기울기가 가장 가팔랐다는 뜻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3440%), 자카르타(3200%) 베이징(309%), 파리(283%)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과 위도가 비슷한 도쿄는 105% 증가했다. 다카와 킨샤샤, 카이로, 뉴델리 모두 유의미한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최근 10년 사이 급격하게 온도가 올랐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꼽혔던 1994년을 제외하면 1995~2000년까지 서울은 최고기온 35도를 넘은 날이 없었다. 10년 단위로 보면 1994~2003년 9일에 불과했던 폭염일수는 2004~2013년 17일로 늘었고, 2014~2023년엔 58일로 뛰었다. 최근 30년 폭염일수 전체 84일 중 60%가 최근 6년 안에 발생했다.

IIED 선임 연구원 터커 랜즈먼 박사는 “기후 변화는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면서 ”불과 한 세대 만에 세계 최대 대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극심하게 더운 일수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으며, 도시 열섬 효과로 인해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그룹은 폭염의 부정적인 건강 영향에 더 취약하다”면서 “젊은이, 노인, 표준 이하의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에어컨, 그늘, 녹지와 같은 시원한 장소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폭염 추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한국 기상청은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한 날을 폭염일수로 기록한다. 기상청 기상자료포털을 보면 이달 1~20일 폭염일수는 2.4일로 이미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일수인 0.6일의 4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난 7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예측한 결과 올해 여름철 폭염일수가 평년(10.2일)보다 많겠다고 전망했다.

IIED의 이번 분석에 따르면 뉴델리가 30년간 폭염일수 4222일로 누적 횟수 1위를 차지했다. 폭염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기간도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카르타에서 35도를 넘는 날이 30일 연속으로 발생했다. 이는 1994~2003년 기록된 전체 일수인 28일보다 많았다. 2018년 서울에선 42일 연속으로 30도 이상인 날이 이어지기도 했다.

랜즈먼 박사는 “많은 도시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는 지식이나 역량, 자원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와 관리 수단의 부족”이라며 ”폭염이라는 도전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한 정책 입안자들의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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