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고에 갇힌 10대 흑인 경찰에 구조
알고보니 백인 부부가 입양한 자녀
이웃 "농장 일 강요... 집 못 들어가"
부부 "아이들이 좋아해" 무죄 주장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카나와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진 케이 화이트페더(62·왼쪽 사진)와 도날드 레이 랜츠(63) . 흑인 아동 5명을 입양해 창고에 가두고 농장에서 노예처럼 강제 노동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교정 당국 제공


미국의 한 백인 부부가 흑인 아동을 다수 입양해 허름한 창고에 가두고 노예처럼 부리는 등 아동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부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웃 학대 신고에 경찰 출동... 상태 심각

백인 부부 소유의 창고. 흑인 자녀들이 이곳에 갇혀 있다가 경찰에 구조됐다. WCHS-TV 제공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아동 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레이 랜츠(63)와 진 케이 화이트페더(62) 부부가 지난 11일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카나와카운티 순회법원에 출두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입양한 흑인 자녀들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고 노동을 강요해 아동 인신매매, 아동 방치 등 총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자녀들은 각각 6, 9, 11, 14, 16세로 모두 미성년자였다.

지난해 10월 경찰은 "창고에 10대 아이 두 명이 갇혀 있다"는 이웃의 아동학대 신고 전화를 받고 이들 부부의 집 근처 창고로 출동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14세와 11세 자녀가 창고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창고 내부에는 작은 휴대용 변기만 있었을 뿐 전기나 급수가 모두 끊겨 있었다. 매트리스도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고, 제대로 씻지 못해 냄새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갇혔던 자녀들은 12시간째 굶고 있거나 맨발에 상처가 벌어져 있는 등 건강 상태도 심각했다.

창고에 갇힌 두 명 외에 9세 여자아이는 본가에서 경찰에 발견됐고, 나머지 자녀 둘은 당시 각각 아버지인 랜츠, 교회 지인과 함께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인 부부 소유의 창고 내부. 흑인 자녀들이 이곳에 갇혀 있다가 경찰에 구조됐다. WCHS-TV 제공


부부는 혐의 부인... 법원, 보석금 늘려



부부는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화이트페더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아이들이 창고에 있는 걸 '클럽하우스'라고 부르며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웃들은 경찰 등에 "부부의 자녀들이 평소 농장 노동을 강요당했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들 부부와 가족은 집과 목장 등을 팔아 애초 1인당 20만 달러(약 2억3,779만 원)로 책정된 보석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자금은 (자녀들의) 강제노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보석금을 1인당 50만 달러(약 6억9,349만 원)로 두 배 이상 올렸다.

재판부는 "아이들은 인종을 이유 삼아 노예로 부려졌다"며 "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소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에 대한 재판은 9월 9일 진행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204 [단독] 천공 제자들 “하루 12시간 무임금 부려먹어”…법원 “월급 주라” 랭크뉴스 2024.08.14
34203 세계문화유산 ‘선릉’ 파헤친 50대 여성, 경기도에서 체포 랭크뉴스 2024.08.14
34202 중증 장애 동생 대소변 사이에 방치하고…"신의 구원 받아야" 랭크뉴스 2024.08.14
34201 “광복회장은 일본 극우 기쁨조” 신지호 발언 논란···개혁신당 “한동훈이 징계해야” 랭크뉴스 2024.08.14
34200 쪼개진 광복절‥사상 초유 '따로 기념식' 랭크뉴스 2024.08.14
34199 "펄펄 끓는 더위 언제까지"…광복절 이후까지 '역대 최장 열대야' 전망 랭크뉴스 2024.08.14
34198 “‘쯔양 협박’ 계획·조직적 범죄”…사이버레커 유튜버 4명 기소 랭크뉴스 2024.08.14
34197 햇반전쟁 종식…CJ, 다시 '로켓배송' 탄다 랭크뉴스 2024.08.14
34196 용인 수지구서 테슬라 전기차 카페로 돌진…10여명 부상(종합) 랭크뉴스 2024.08.14
34195 "나 서울대생 자식 둔 엄마야"…'SNU 가족' 스티커 두고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4.08.14
34194 공무원이 신상 불법 조회·예산 횡령…공직기강 ‘빨간불’ 랭크뉴스 2024.08.14
34193 "난 SNU 학생 엄빠입니다"…'서울대 가족' 스티커에 시끌, 왜 랭크뉴스 2024.08.14
34192 아버지 고소 후 밝힌 심경…박세리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랭크뉴스 2024.08.14
34191 경찰청, 고위급 인사 단행… 서울청장 김봉식, 경찰청 차장 이호영 랭크뉴스 2024.08.14
34190 '살인자 발언' 전현희, 與제명안 제출에 "김건희 지키겠다는 것" 랭크뉴스 2024.08.14
34189 대통령실 “공수처 ‘尹 휴대폰 통신 내역 조회 보도’ 의도적 유출이라면 중범죄” 랭크뉴스 2024.08.14
34188 이진숙 "뉴라이트 잘못된 거라 생각 안 해…사상의 자유 있다" 랭크뉴스 2024.08.14
34187 권익위 간부 사망에 전현희 “김건희가 살인자”…與 “제명해야” 랭크뉴스 2024.08.14
34186 허미미 선수와 슬픈 광복절 [크리틱] 랭크뉴스 2024.08.14
34185 4개월 만 ‘한동훈 체제’서 나오는 총선백서···당 쇄신 이끌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