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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발생 사흘 만…유족 처음 만나 사과
유족들 거세게 항의…‘김앤장 선임’ 해명도
사망자 23명 전원 신원 확인
27일 오후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와 임원들이 경기도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아리셀 공장 화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회사 대표 등 관계자가 27일 유족들을 처음으로 만나 사과했다. 참사 발생 사흘 만이다.

박순관 대표는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과 이날 오후 3시30분쯤 모두누림센터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을 찾아 사죄했다. 박 대표는 “이번 참사는 저와 우리 회사 모두 평생을 안고 가야 할 짐”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장례를 포함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대책이나 조치를 취해도, 백번 천번 사죄드려도 여러분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을 안다”며 “그러나 저희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정말 죄송하고 면목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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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부자가 사과하는 자리는 유족들이 한 차례 거부한 끝에 마련됐다. 박 대표와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센터를 방문하려 했으나, 유족의 한 지인이 “제안할 것을 가지고 와서 사죄해야지 지금 와서 고개 숙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막아서자 결국 발길을 돌렸다. 박 대표 부자는 “보상안을 제안드리기 전에 먼저 사과부터 하고 싶어서 왔다”고 여러 차례 말했으나, 반복해 제지당했다.

이에 돌아가던 중 센터 앞 주차장에서 일부 중국 국적 사망자 유족들과 마주쳤다. 해당 유족들이 고성과 함께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박 대표 부자는 유족 대기실로 들어가 처음으로 유족 앞에 섰다. 박 대표는 유족에게 거듭 고개 숙였고, 박 본부장은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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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유족은 “한국인 희생자 유족 측 관계자만 만났다던데 외국인 희생자 유족은 쓰레기냐”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또 다른 유족도 “소방 안전 교육을 제대로 한 것이 맞느냐. 어떻게 사람들이 출구가 아닌 안쪽으로 대피하다가 죽느냐”고 책임을 추궁했다. “왜 이제야 나타나 사과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유족도 있었다.

한 유족은 “아이가 엄마를 잃었다”며 “몸이고 팔다리고 온전치 못한 시신을 아이가 봤다. 앞으로 이 아이는 평생 트라우마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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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는 일각의 비판을 해명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유족분들 보상에 더 집중하기 위해 수사 과정 일체를 법률대리인에게 맡기고자 변호인단을 선임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시신 대부분의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 특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날 오후 5시 DNA 대조를 통해 사망자 전원의 신원이 확인됐다. 사망자 23명은 한국인 5명(남성 3명, 여성 2명), 중국인 17명(남성 3명, 여성 14명), 라오스 1명(여성) 등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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