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제주 서귀포 대정읍 하모리 하모해수욕장 인근 도로가 침수돼 경찰과 자율방재단 등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27일 제주에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주말에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중부까지 북상하면서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 시즌에 돌입한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50㎜가 넘는 물폭탄 수준의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어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정체전선 상에서 만들어진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제주도 남부와 서부에서는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 대정과 서귀포는 각각 68.5㎜와 51.7㎜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에 제주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27일 늦은 오후까지 제주도에는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강한 비로 인해 하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 및 하천변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는 점차 남부 지역으로 확대돼 남해안 지역에도 28일 새벽까지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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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서쪽 시간당 50㎜ ‘물폭탄’ 가능성
본격적인 장마를 앞둔 27일 서울시내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가구에 수해 예방을 위한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이어 주말인 29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장맛비가 예상된다. 서쪽에서 저기압이 빠르게 치고 들어오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토요일인 29일 밤에 서쪽 지방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고, 30일에는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때 중부 지방도 비가 오면서 평년(1990~2020년)보다 나흘 늦게 장마가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산과 부딪히는 태백산맥의 서쪽에는 시간당 30~50㎜, 많은 곳은 50㎜가 넘는 물폭탄 수준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지역에도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비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29~30일 밤사이에는 비와 함께 강한 바람도 불면서 대부분의 해상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풍랑·강풍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과거 발달한 저기압이 통과할 때 강한 바람과 비에 의해서 피해가 있었다”며 “밤사이에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는 만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7월이 시작되는 다음 주에는 압축된 수증기로 인해 만들어진 남북으로 폭이 좁은 비구름대가 전국 곳곳을 다니며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구름대가 정체되는 곳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다음 주 내내 비가 강약을 반복하면서 내렸다가 그치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전형적인 장마철에 들어서는 것이다. 공 분석관은 “다음 주에는 폭이 좁은 강수대가 남북을 진동하거나 혹은 정체하면서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높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