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킨 박정현 한국교총 신임 회장이 결국 사퇴했습니다.
박 신임 회장은 오늘 입장문에서 "교총의 모든 선생님께 깊이 사죄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만 44세,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지 7일 만에 취임식도 갖지 못하고 물러난 겁니다.
앞서 박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회장은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한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제자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논란이 커졌습니다.
편지에는 특정 학생을 '자기'라고 칭하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당신의 향기' '나의 여신님' 등의 표현이 쓰였던 겁니다.
그러자 박 회장은 "당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교총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1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반발이 컸습니다.
교총은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때까지 문태혁 수석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됩니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