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이탈 관련 호소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빅5 ‘임포펠(임용 포기한 펠로우)’입니다. 네임밸류(이름값) 때문에 기회주의적으로 남이 임포한 자리 중고로 주워 먹고 기어들가서 사는 비열한 사람이 여기 있다더군요.”

구독자 44만 명이 넘는 의사 겸 자동차 유튜버 A씨의 영상엔 최근 이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그가 빅5 병원 계열 한 분원 전임의(펠로우) 자리에 최근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펠로우는 전문의 자격을 딴 뒤 대형 병원에서 1~2년 세부 전공을 공부·진료하는 의사를 뜻한다. A씨는 명문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졸업한 내과 전문의로 본인을 소개하고 있다.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대형 병원에 들어간 A씨에게 의료계 공격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의사 겸업 44만 유튜버에게 악플, 왜
27일 그의 유튜브 채널엔 의사 혹은 의대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남긴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려있다. “(전공의) 졸국 연차로 사직한 입장에서 왜 이러는지 안타깝다. 본인 계산이 있겠지만,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하는 시기는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본4(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인데 의료계 현실을 누구보다 속속히 알고 있는 선생님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게 많이 속상하고 더는 응원하기 어려울 것 같다”와 같은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의사 사회 좁은 거 알면서 유명한 사람이 그래도 되냐. ○○대 타이틀로 세탁하고 싶으셨나 보다”라고 적었다.

A씨에게 비판 댓글이 이어지면서 '블라인드' 등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사진 블라인드 캡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의사 이지메(いじめ·집단 따돌림) 공격을 멈춰라” “분명 자발적 사직이라고 해놓고 필수 의료하겠다는 사람에게 배신자라고 욕하는 건 좀 심하다” 등과 같은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A씨는 유튜브 댓글을 통해 “저 또한 밖에 있는 선생님들과 생각은 같다”라며 “명령을 남발하며 조장하는 주체가 정부인 게 믿기 힘든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강희경 교수가 시민단체에 감사하다고 밝힌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에 대한 내부 비판은 넉달 째 이어지는 의정갈등 내내 반복되고 있다. 의대 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의사 전용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간신배” “배신자”라며 저격하는 글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강 위원장이 지난 24일 “전체 휴진의 무도함을 일깨워준 소비자단체 대표들에게 깊이 감사하다”라며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문제 삼는 것이다.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개혁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과 강 위원장이 인사하는 사진을 캡처해 조롱한 글도 올라왔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은 600여 명이 모인 SNS 단체 방에서 지난 21일 무기한 휴진을 철회한 서울대 의대·병원 비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SNS 단체방의 일원인 강 위원장은 “조리돌림 참 심하다” “댓글을 보고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아주 잘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4일 전공의와 엮인 각종 행정명령을 풀어주는 출구전략을 발표했지만, 전공의 복귀율이 7%대에 그치는 원인에도 의사들의 이런 집단의식이 한몫한다는 의료계 분석이 나온다. 빅5 4년 차 한 전공의는 “기존 병원을 사직한 뒤 빅5 등 더 좋은 병원이나 인기 과로 갈 수 있다고 해도 의사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5 병원 고위 관계자는 “폐쇄적인 의사 집단 특성상 ‘1호가 될 수 없다’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방침대로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해줬다간 어떤 욕을 먹을지 뻔하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618 '차량 돌진'사고 잇따라‥화성 아파트 화재 80명 대피 랭크뉴스 2024.07.13
37617 현대차 노사, 파업 없이 임협 타결…임금 역대 최대 수준 인상 랭크뉴스 2024.07.13
37616 양주 태권도장서 5살 남아 심정지…관장 긴급체포 랭크뉴스 2024.07.13
37615 갤럭시Z 폴드·플립6, 싸게 사는 방법은… ‘자급제+알뜰폰’, 통신 3사 대비 저렴 랭크뉴스 2024.07.13
37614 “북중 관계 소설쓰지 말라”는 중국…그런데 관광객은?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4.07.13
37613 주말 흐리고 곳곳에서 소나기…일요일 남부지방 중심 많은 비 랭크뉴스 2024.07.13
37612 바이든, 민주 하원 대표 심야 회동…오바마·펠로시도 우려 표명 랭크뉴스 2024.07.13
37611 내륙 33도 안팎 폭염…제주·남해안 장맛비 [주말 날씨] 랭크뉴스 2024.07.13
37610 나흘 만에 끝난 ‘전 국민 임금협상’…그날 새벽까지 ‘최저임금위’에선? 랭크뉴스 2024.07.13
37609 야간뇨, 수면장애 야기…피로·우울감 증가시켜[톡톡 30초 건강학] 랭크뉴스 2024.07.13
37608 늙으면 왜, 할머니가 할아버지보다 수명이 길까 랭크뉴스 2024.07.13
37607 트럼프 "바이든, 인지력 검사 즉각 받아야‥나도 받겠다" 랭크뉴스 2024.07.13
37606 "현대차 대졸 신입 연봉 1억"...사실 아니라는 해명에도 부러움 사는 표의 정체는 랭크뉴스 2024.07.13
37605 전국 흐리고 내일까지 곳곳에 소나기 랭크뉴스 2024.07.13
37604 뉴욕증시, 근원 PPI 둔화 흐름에 반등 성공…금리 인하 기대감↑ 랭크뉴스 2024.07.13
37603 ‘나는 누구인가’ 알아버린 당신, 살인을 할까요[허진무의 호달달] 랭크뉴스 2024.07.13
37602 3번째 치매약 나왔다는데…“아직은 조기 진단이 최선” [건강 팁] 랭크뉴스 2024.07.13
37601 “탈출하고 싶다, 모두의 시선에서” 탈모와 헤어지기 랭크뉴스 2024.07.13
37600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탄성 터졌다…중국車의 '영국 침공' [주말車담] 랭크뉴스 2024.07.13
37599 이화영·김성태 유죄 판결 수원지법…이재명, 서울서 받겠다는데 랭크뉴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