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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T바이오로지카 인수로 위탁생산 사업 진출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사업 발판도 마련”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6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위탁생산기업 IDT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인수 결정 배경과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허지윤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권인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로 새 동력 확보에 나섰다. 백신 개발 사업을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대유행 국면 전환 이후 영업 적자를 지속해왔는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통해 기존 백신 개발 사업을 강화할 뿐아니라, 백신 위탁생산개발(CDMO), 항암바이러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탑티어 백신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결정했다”며 “이로써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하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이 회사 산하에 있는 위탁생산개발(CDMO)회사 IDT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회사 인수를 위해 M&A 시장 경쟁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3390억원에 IDT 회사 지분 60%를 취득할 예정이다. 클로케 그룹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2%(5100만유로, 약 760억원)을 사들일 예정이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를 약 263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셈이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으로 확장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28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가 필요했다.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산 백신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백신 CDMO 사업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안재용 사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가 ‘SK바이오사이언스 2.0′이고, 이번 인수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 3.0′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DT바이오로지카는 1921년에 설립된 회사로, 최근에는 다케다·암젠·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의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항암바이러스, 세포·유전자치료제 의약품을 개발·생산해왔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난해 매출은 3억 7500만 유로(약 4100억원)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 지난 2022년 매출(약 4660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1600만 유로(약 240억원)로 견조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회사 기업가치를 6560억원 규모로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 3695억원,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다.

6월 27일 안재용 사장이 발표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전략 PPT. /허지윤 기자

안 사장은 “독일은 유럽 내 백신 생산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거점인데,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의 136만㎡ 규모의 부지 내 생산시설 외에도 미국 메릴랜드주에도 법인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과 북중미 지역의 거점으로 동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경영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이번 인수를 통해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산 것”이고 말했다. IDT가 보유한 생산설비 수준을 갖추려면 약 5년이 걸리는데, 이번 인수로 시간을 아꼈다는 의미다. 안 사장은 “IDT는 최근에 생산설비 투자를 했기 때문에 현대적인 생산시설 인프라와 숙련된 바이오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CDMO 사업에 나선 데는 시장의 지형 변화 영향도 있다. 미중 갈등 속에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글로벌 3대 CDMO 업체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위기에 처했다. 이에 국내 CDMO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잇따른다. 더구나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주요 의약품 공급난을 겪고 있어 위탁생산 기업들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안 사장은 “기존 백신 개발 사업에서 CDMO 사업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사업을 추가, 확장하는 것”이라며 “IDT를 통해 완제품 위주로 구성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수출 품목들을 벌크(Bulk) 원액으로 확장하는 식의 사업 다각화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유전자·세포치료제기 신사업의 앵커 역할
이번 인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환자 특성에 맞게 세포를 조작·배양하고, 치료용 유전자를 DNA에 끼워 넣어 병을 고치는 기술이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차세대 유망 기술로 꼽힌다. SK그룹은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제약·바이오 계열사 간 협력을 꾀하고 있다.

안 사장은 “IDT가 향후 SK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확장의 앵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IDT는 항암 바이러스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어, SK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전략 확장이 용이하다”면서 “향후 SK그룹 내 관계사들과의 관련 사업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전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1년 약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약 890억달러(약 117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안 사장은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맺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IDT 바이오로지카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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