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3세 아들 잃은 아버지 "나랑 가까이 살겠다고 두달전 중국에서 왔는데"
"아직도 신원 몰라" 애타는 유족도…화성시, 유족 모아 장례절차 설명


(화성=연합뉴스) 김솔 기자 = "신원 확인됐대요? 잘 보내주고 와요."

27일 오전 화성 모두누림센터
[촬영 김솔]


27일 오전 '화성 전곡리 공장 화재' 사망자 유족 대기실이 마련된 모두누림센터 앞에서는 여러 명의 유족이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번 화재 사고로 37세의 딸을 잃은 A씨는 다른 사망자의 유족들이 신원 확인 결과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자 오열하며 이들을 끌어안았다.

유족 대기실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신원 확인 결과를 함께 기다려온 이들이 결과를 들었다는 소식에, A씨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도 전날 밤 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이다.

A씨는 "저분들은 사망자의 고모인데 어떻게든 신원 확인 결과를 일찍 받고 싶어 DNA 대조를 하겠다고 했지만, 직계만 가능하다고 해 많이 힘들어했다"며 "가족이 숨졌다는 게 너무 슬픈 소식이기는 해도 일단 결과가 나와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두누림센터에는 A씨와 같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의 유족들이 속속 모였다.

앞서 시는 신원 확인 작업이 완료된 유족들에게 이날 오전 중 모두누림센터로 집결하도록 안내했다.

이날 오전 현재 시는 이들을 화성시청 대강당으로 데려가 장례 관련 절차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B씨도 전날 오후 9시께 시로부터 23세 아들(중국 국적)이 사망자로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았다.

B씨의 아들은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분향소 추모 발길…신원 파악 지체에 애타는 유족 (CG)
[연합뉴스TV 제공]


B씨는 전날 연락을 받자마자 양가 친척들과 급히 아들이 있는 화성 장례문화원으로 가 시신을 확인했다.

근처 숙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 이들은 어둡고 착잡한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려 센터로 걸어 들어갔다.

B씨는 "아직 장례 절차에 대해 제대로 정해진 건 없다"며 "일단 시에서 유족들을 모았으니 관련된 사항을 얘기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한국에 거주 중이라는 B씨는 "중국에 살던 애가 나랑 가까운 곳에 살겠다고 2달 전에 온 건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반면, 아직 신원 확인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을 태우는 유족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센터로 들어선 중년 남성 3명은 "고인의 신원 확인 결과가 나왔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도 안 나왔어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센터 유족 대기실에 머물며 언제 나올지 모르는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유족은 신원 확인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장례식장에 찾아갔지만, 시신을 확인할 권한이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앞서 A씨에게 고인의 신원 확인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쏟았던 유족들은 이후 시신을 확인하고자 인근 장례식장으로 이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센터로 되돌아왔다.

한 유족은 "간절한 마음으로 갔는데 시신을 확인하려면 직계 가족을 데려오라고 하더라"며 "이런 법이 어딨느냐. 지금 한시가 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내국인 5명, 외국인 18명(중국 국적 17명, 라오스 국적 1명)이다.

현재까지 인적 사항이 특정된 사망자는 총 17명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939 [속보] 최상목 부총리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차분한 의사결정 필요" 랭크뉴스 2024.08.06
34938 [속보] 코스피 4%대 급반등하며 개장 랭크뉴스 2024.08.06
34937 안세영 '작심발언' 후 SNS에 "선수들 보호 이야기...은퇴로 곡해 말아달라" 랭크뉴스 2024.08.06
34936 미 법원 “구글은 독점 기업”···“세기의 소송, 엄청난 전환점” 랭크뉴스 2024.08.06
34935 [속보] 비트코인 5만4000달러 회복 랭크뉴스 2024.08.06
34934 ‘산길 막고 물놀이 즐긴’ 오프로드 동호회 공분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8.06
34933 미 증시 2년만에 최대 폭락···공포지수 4년만에 ‘최고’ 랭크뉴스 2024.08.06
34932 통신조회 'MBC 기자'도 포함‥"전례 없는 사찰" 랭크뉴스 2024.08.06
34931 폭염 속 '호우주의보급' 소나기…시간당 30~50㎜ 쏟아질 수도 랭크뉴스 2024.08.06
34930 엔비디아 또 6% 급락…10% 폭락한 삼전·SK하닉 어쩌나 랭크뉴스 2024.08.06
34929 대나무 손, 비대칭 팔, 착색된 턱…선수 몸에 밴 4년의 피·땀·눈물 랭크뉴스 2024.08.06
34928 베이징대 한국어학과 미달, 중국서도 “충격”…취업난·관계 악화 영향 랭크뉴스 2024.08.06
34927 오늘도 찜통 더위…전국 곳곳 소나기 랭크뉴스 2024.08.06
34926 사격과 양궁, 배드민턴과 어떻게 다르나…"한화·현대차, 체계적 지원" 랭크뉴스 2024.08.06
34925 뉴욕 증시도 폭락 못 피했다… 경기 침체 공포에 근 2년 만에 최대 낙폭 랭크뉴스 2024.08.06
34924 ‘소스 통행세’ 무죄 네네치킨 회장, 형사보상 800만원 랭크뉴스 2024.08.06
34923 미 법원 “구글 검색 독점은 불법”…빅테크들 제동 ‘획기적 판결’ 랭크뉴스 2024.08.06
34922 강남 클럽서 3천만 원 결제?…“김흥민 형 말한 건데”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8.06
34921 패자에게 쏟아진 박수…브라질의 '한 팔 탁구' 알렉산드르 랭크뉴스 2024.08.06
34920 전국 찜통더위 피해 속출…사망 14명·가축 30만마리 폐사 랭크뉴스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