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내달 1일부터 법정 근로시간 40시간→48시간
"'공짜 근무' 부당 관행 개선" 이유라지만 
'더 일하라'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 우려도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그리스인의 노동시간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주 6일 근무를 허용하는 노동법이 다음 달 1일 시행되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추가 근로를 하고도 법정 근로시간 제한 탓에 수당 등을 받지 못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려는 조치라고 하지만, '일을 더 많이, 오래 하라'는 분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부당 노동 해결 목적"... 지난해 9월 의회 통과



그리스 그릭리포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노동법에 따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의
법정 근로시간(현행 주 40시간)은 내달부터 주 48시간으로
늘어난다. 일일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치면 주 6일 근무가 된다. 하루 최대 13시간까지 근무도 가능하다. 물론 '주 48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는 불가하다' '추가 근무를 위해서는 최소 24시간 전 고용인이 피고용인에게 고지를 해야 한다' 등의 조항도 담겼다. 그리스 노동부는 "'기본적 근로시간'은 여전히 주 40시간으로 유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수 성향 여당인 신민주주의당은 법 개정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많은 노동자가 법정 근로시간 이상을 근무하는데 현행법상 위법이라 신고를 하지 못해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차라리 법정 근로시간을 늘려 정당한 임금을 받도록 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개정법은 추가 근무 8시간 동안 임금 40%를 추가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노동력 감소를 방지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2011년 9월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유럽연합(EU)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더 일하라는 소리"... 시행 앞두고 우려 고조



그러나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미 상당수 노동자가 많은 시간을 일하는 데 쏟고 있는데, '더 일해도 된다'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되면 이러한 분위기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그리스의 1인당 연간 근무시간은 1,886시간으로, OECD 38개국 일곱 번째로 길었다. 5위였던 한국(1,901시간)과 고작 15시간 차이다. 유럽연합(EU) 평균 근로시간(1,571시간)보다 315시간이나 많다.

아울러 ②그리스 내 노동 감시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새 노동법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또 ③독일 등 많은 국가에서 주 4일제 도입 등 근로시간 감소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시대를 역행하는 조치이며, ④노동력 부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비등하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594 윤 대통령 “부족함 깊이 성찰”…낙선인들 “다 바꿔야” 쓴소리 랭크뉴스 2024.04.25
39593 의대 교수들 “예고대로 사직·휴진”…정부 “공백 크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4.04.25
39592 “인권·환경 의무” 유럽의회 ‘공급망실사지침’ 가결… 韓 기업도 영향 랭크뉴스 2024.04.25
39591 벼랑 끝 '서민 금융'‥급전 대출 늘고 개인회생 신청 '최다' 랭크뉴스 2024.04.25
39590 '아지랑이처럼 뇌혈관 피어오르는' 모야모야병 악화 원인 찾아내 랭크뉴스 2024.04.25
39589 [사설] 2월 출생아 첫 2만명 붕괴…여야 협치로 저출생 대책 마련하라 랭크뉴스 2024.04.25
39588 ‘오송참사’ 제방공사 현장소장·감리단장에 징역 7년6개월·6년 구형 랭크뉴스 2024.04.25
39587 "타워팰리스 입주 도우미, 월 450만원"…구인 공고에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4.04.25
39586 "왜 항상 막히나" 했더니 "이유 있었네"‥고속도로 구조 바꾼다 랭크뉴스 2024.04.25
39585 [제보는 MBC] 또 급발진 의심사고‥"손녀 살리려 죽기 살기로 브레이크 밟았다" 랭크뉴스 2024.04.25
39584 [사설] 이란에 대표단 보낸 北, 핵·미사일 ‘세일즈 카르텔’ 방치 안 된다 랭크뉴스 2024.04.25
39583 뉴욕 증시,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앞두고 혼조세 출발 랭크뉴스 2024.04.25
39582 에어쇼 연습하던 헬기끼리 '쾅'‥잇따른 군용기 사고 왜? 랭크뉴스 2024.04.25
39581 '휴학 강요' 의대생 수사…임현택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파국뿐" 랭크뉴스 2024.04.25
39580 베네치아 세계 최초 '도시 입장료'…'디즈니랜드냐' 조롱도 랭크뉴스 2024.04.25
39579 선우은숙 측 "녹취록"…유영재 "더러운 프레임" 반박 영상 삭제 랭크뉴스 2024.04.25
39578 뉴진스 1인당 52억 정산 받았다…어도어, 하이브 매출 톱3 랭크뉴스 2024.04.25
39577 대기압에서 다이아몬드 만들었다... 국내 연구진 세계 첫 성공 랭크뉴스 2024.04.25
39576 에르도안, 독일 대통령에 "방산 제한 철폐" 요구 랭크뉴스 2024.04.25
39575 독일, 올해 경제성장 전망 0.2%→0.3% 상향 랭크뉴스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