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의 무리요 광장에서 군인들이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대통령궁에 무력 진입했다. 대통령은 “군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무장한 군 부대가 탱크와 장갑차를 끌고 수도 라파스의 무리요 광장에 집결, 대통령궁(정부청사) 입구로 돌진했다. 무리요 광장에는 대통령궁과 국회, 대성당 건물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장갑차가 대통령궁 입구를 들이받아 부순 뒤 군인들이 안으로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현지 방송이 급박한 당시 상황을 생중계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포위된 대통령궁 안에서 대국민 성명을 내고 “오늘 국가가 쿠데타 시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어떤 쿠데타에도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현지 언론은 전 합참의장으로 최근 지휘권을 박탈 당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이 일부 군대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수니가 장군은 내년 대선 재출마를 준비해온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군이 그의 출마를 막겠다고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최근 합참의장직에서 직위해제되고 고발 위기에 처하는 등 궁지에 몰려 있었다.

전날 페드로 벤하민 바르가스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수니가는 군대가 정치적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헌법과 기타 법률을 줄줄이 위반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이 장갑차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니가 장군은 이날 광장에서 취재진에게 볼리비아 경제 악화를 거론하며 “세 명의 군 수뇌부가 우리의 절망을 표명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더 이상 국가가 이런 식으로 운영되선 안 되며, 새로운 내각이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아르세 대통령을 군 통수권자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를 더 이상 파괴하고 빈곤하게 만들지 말고, 우리 군을 모욕하지 말라”며 자신들이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현지 방송에는 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를 주도한 수니가 장군과 대통령궁 복도에서 마주치는 모습이 보도됐다. 아르세 대통령은 수니가에게 “나는 당신들의 대통령이고 이런 불복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군인들의 철수를 명령한다”고 말했다.

집권 사회당(MAS) 대표인 모랄레스 전 대통령도 “우리는 군이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때 ‘정치적 동맹’이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아르세 대통령은 계파 갈등으로 완전히 갈라선 뒤 최근까지 대립해 왔다.

주변국도 일제히 군부의 무력 행위를 비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볼리비아 쿠데타 시도에 대해 가장 강력한 규탄을 표명한다”며 “우리는 아르세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며 침착과 자제를 촉구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271 배민 주문, 월 3,990원 내야 공짜…'무료 배달' 방향 틀었다 랭크뉴스 2024.07.04
38270 한동훈 “야당, 채 상병 사건 진실 규명 원하면 내 특검법으로 하자” 랭크뉴스 2024.07.04
38269 [인터뷰] 한동훈 "채상병사건 진실 밝히는데 보수가 소극적이면 안돼" 랭크뉴스 2024.07.04
38268 130만뷰 터졌네…'엄마'라서 하차한 개그우먼, 그 '엄마'로 떴다 [이지영의 문화난장] 랭크뉴스 2024.07.04
38267 한동훈 "9월쯤 민주당에 큰 위기...與 변해야 이탈층 온다" [與 당권주자 인터뷰] 랭크뉴스 2024.07.04
38266 盧 '비전 2030'은 왜 소멸했나… '흔적 지우기'에 사라진 장기 비전[창간기획: 초당적 '30년 전략' 짜자] 랭크뉴스 2024.07.04
38265 경영계 빠진 '반쪽' 최저임금위 회의…본격 협상은 내주 돼야 랭크뉴스 2024.07.04
38264 [단독] 금융위원장 김병환, 환경부장관 김완섭 내정…오늘 발표 랭크뉴스 2024.07.04
38263 오늘 아산병원 진료 축소…환자 1천명 모여 "휴진 철회" 외친다 랭크뉴스 2024.07.04
38262 이스라엘 "하마스로부터 새 휴전안 받아 검토 중" 랭크뉴스 2024.07.04
38261 트럼프, 토론뒤 지지율 격차 더벌려…바이든, 사퇴압박 더커질듯(종합) 랭크뉴스 2024.07.04
38260 5.7억 주면 풀어준다더니 '살해'…'이 나라' 무서워서 여행도 못 가겠네 랭크뉴스 2024.07.04
38259 튀르키예 6월 물가상승률 71.6%…8개월 만에 둔화 랭크뉴스 2024.07.04
38258 에어컨 없는 올림픽이라더니 결국…부자 나라는 자비로 에어컨 설치…한국은? 랭크뉴스 2024.07.04
38257 국화꽃 손에 쥔 김건희 여사, 시청역 역주행 사고현장 찾았다 랭크뉴스 2024.07.04
38256 '2년마다 재시험' '의사 진단서 필수'…외국의 도로 위 고령 운전자들은? 랭크뉴스 2024.07.04
38255 다시 만난 시진핑·푸틴 "우크라 해결 노력" "외부 간섭 반대"(종합) 랭크뉴스 2024.07.04
38254 "홀어머니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요"…러시아군 포로의 눈물겨운 증언 랭크뉴스 2024.07.04
38253 국화꽃 손에 쥔 채…김건희 여사, 시청역 사고현장 찾았다 랭크뉴스 2024.07.04
38252 시청 역주행 현장에 급발진 증거 ‘스키드 마크’ 없었다 랭크뉴스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