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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대조 신원 확인 화재 후 처음
긴급감정 의뢰로 속도 크게 앞당겨
"진짜 가족 떠나보내야" 유족 심경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26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사건 관련 사망자 11명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서부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망자 11명의 유전자(DNA) 대조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11명은 한국 여성 1명, 중국 여성 7명, 중국 남성 2명, 라오스 여성 1명 등이다. 신원 확인은 시신에서 채취한 DNA와 유족 유전자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DNA 채취 및 대조를 통한 신원 확인은 화재 이후 처음이다. 당초 신원 확인까지 최소 2, 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조군이 비교적 빨리 확보된 데다 경찰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유족 DNA를 채취할 때마다 계속 긴급감정을 의뢰해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었다. 경찰은 사망자 유족들에게 신원 확인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희생자 23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4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나머지 9명의 희생자에 대해서도 신속히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신원 확인 통보를 받은 유족들은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아리셀에서 근무하다 연락이 끊긴 딸의 소식을 경기 시흥의 자택에서 기다리던 중국인 유족 채모(73)씨는 이날 오후 화성서부경찰서로부터 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채씨는 “드디어 찾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면서도 “‘아이가 정말 갔구나’ 하는 슬픔 때문인지 어지럽고, 운전을 못 할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가겠다고 답하고 끊었다”고 했다.

채씨는 몸이 아파 중국에 머물고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부고를 어떻게 전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무리해 한국에 들어오려는 아내를 ‘아직 모른다’고 말렸다”면서 “안 그래도 많이 힘들어했는데, 이젠 정말 알려야 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채씨는 딸의 장례는 한국에서 치르려고 한다. 그는 “딸이 한국에서 10년 넘게 살아왔고, 떠난 곳도 여기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아직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중국 국적 희생자의 어머니와 언니 등 2명도 화성시 지원을 받아 이날 오후 7시 50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피해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간 화성시는 유족들에게 항공료와 입국 편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시가 보낸 차량으로 도내에 있는 친척집에 도착했으며, 조만간 경찰서에 들러 DNA를 채취해 신원 확인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화성시청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박철균(62)씨는 "같은 지역 시민으로 형제자매를 잃은 마음이라 남 일 같지 않다"면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저녁까지 희생자 대부분의 신원 확인이 안 된 탓에 단상에는 위패와 영정사진 없이 국화만 놓여 있었다. 하지만 신원 확인이 된 희생자 영정과 위패 등은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리셀 공장 화재 사망자 23명 전원이 질식사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이날 국과수로부터 "전원 화재로 인해 질식사했다"는 시신 부검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공장 2층에 보관된 리튬 배터리 1개에서 폭발과 함께 불길이 솟구치면서 뿜어져 나온 유독가스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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