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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 충북인뉴스 편집장 공개
25일 오후 경기 화성시청에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희생자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아침에 출근했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하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23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제조공장 화재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 인터넷매체 ‘충북인뉴스’ 기자의 배우자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김남균 충북인뉴스 편집장은 26일 충북인뉴스 누리집에 ‘참사를 취재하던 기자가 유가족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김 편집장은 “사회적 참사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아침에 출근해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바로 옆 동료 가족의 일이 될지 누가 짐작이나 했겠나”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김 편집장은 “24일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이 충북인뉴스에서 일하는 기자의 배우자로, 고등학교 1학년 막내를 둔 세 아이의 아빠”라며 “어느 날 갑자기 ‘유가족’이 된 동료는 사고 직전까지 오송 참사를 비롯해 산재사망사고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로 누구보다도 참사에 분노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을 누볐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는 멀리 있지 않았다”며 “수많은 참사를 목격하면서도 이것이 바로 나와 동료의 이야기가 될 줄은 진즉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1년에 2000여명 남짓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김 편집장은 기업의 비용과 이윤 문제를 들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뒤로 미루자고 주장하는 정치인을 언급하며 “아무리 그래도 이윤과 비용이 죽은 목숨을 살려내지는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제까지 오송 참사 현장을 누비던 저희 동료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절망한다”며 “이제 정말 두 눈 똑바로 뜨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모두가 나서야 할 때”라고 적었다.

앞서 24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화성시 전곡리 전곡일반산업단지 내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화재는 건물 2층에 보관 중이던 배터리 셀에서 시작된 불이 연쇄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인명피해가 컸던 배경에는 대피 계단으로 가는 통로가 화재로 막혔던 탓이 크다. 사망자 23명 가운데 18명은 이주노동자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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