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회 보건복지위 의정갈등 청문회
“복지부 장관이 적정수 산출해 결정”
의협 회장 “정부가 의사를 노예, 범죄자 취급”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규홍 복건복지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4개월 넘게 이어져 온 의·정 갈등이 국회 청문회에서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정부와 야당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결정 경위를 놓고 평행선 공방을 거듭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가 의사를 노예, 범죄자로 여긴다”며 날을 세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임위원회에 처음으로 출석한 국민의힘 위원들을 비롯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임 회장 등 정부·의료계·환자단체 관계자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야당은 정부가 증원 규모를 당초 2000명으로 결정해 발표한 배경과 결정 주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밀실 논의’를 통해 과학적·합리적 근거 없는 수치를 내놨다는 주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궁도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민생토론회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언급한 지 닷새 만에 복지부가 해당 발표를 내놨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견이 나왔는데도 장관은 (2000명 증원안을) 1시간 만에 군사작전 하듯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며 “대통령의 뜻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최종 확정된 내년도 증원 규모가 1509명으로 정부 첫 발표 때보다 줄어든 것을 두고도 지적이 나왔다.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그렇게 각고의 노력과 전문가 토론을 거쳐 꼭 필요한 수치를 냈다는데 두 달 만에 500명, 4분의 1을 뚝 줄인다”며 “굉장히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식”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해 1월부터 1년가량 의료계와의 협의체에서 의사 인력 수급을 논의했으며, 2000명 증원은 2035년에 의사 1만명이 부족해질 것이란 복수의 연구를 토대로 산출했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2000명이란 수는 복지부 장관이 법에 따라 적정 인원을 산출해 교육부에 통보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개입)해서 수치가 바뀌었다는 건 잘못된 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상윤 수석 역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 뒤 증원 규모가 늘어난 게 아니냐’는 질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여당도 엄호에 나섰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시기엔 어떤 근거로 의대 정원을 늘리려 했냐며 현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이 충분히 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각 의대가 교육할 수 있는 인원을 ‘바텀-업 방식’으로 신청받은 결과가 첫해 3400명이었다”며 “정부가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제대로 폈다는 점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참고인석에선 ‘의료대란’ 장기화를 둘러싼 성토가 나왔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들은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다. 의대 정원 확대도, 반대도 환자를 위해서라는데 이 와중에 환자들은 죽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 장관은 “비상진료대책을 수립했지만, 넉 달 넘게 의료 공백이 지속될 것을 미리 예상하진 못했다”며 “국민, 환자와 그 가족, 현장 의료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도 “14만명의 의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부는 지금까지 의사들을 노예, 범죄자 취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적 대화가 되겠느냐”며 화살을 정부로 돌렸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35 “노조원 채용해달라” 민원 40건 넣은 노조…정부, 건설현장 집중단속 랭크뉴스 2024.04.21
2334 기업 밸류업 윤곽 나와… 최상목 “법인세 세액공제·배당소득세는 분리과세” 랭크뉴스 2024.04.21
2333 ‘종이컵 유독물질’ 女직원 10개월째 뇌사… 남편의 절규 랭크뉴스 2024.04.21
2332 최상목, S&P 글로벌 총괄과 면담… “韓 역동경제 강조” 랭크뉴스 2024.04.21
2331 “웹툰의 영화·드라마화 권리, 작가에게 줘야”… 네이버웹툰 등 불공정약관 시정 랭크뉴스 2024.04.21
2330 법원, 한동훈 법무부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수임료 공개해야 랭크뉴스 2024.04.21
2329 김어준이 사옥으로 쓰던 충정로3가 건물…70억원대 매입 랭크뉴스 2024.04.21
2328 “관리소장 빨래까지”···아파트 경비원들, 직장갑질 대책이 없다 랭크뉴스 2024.04.21
2327 강남 한복판서 20대 여성 BJ 납치사건… 40대 남성 구속 랭크뉴스 2024.04.21
2326 스타벅스마저 문 닫았다…호남 최대 상권 광주 충장로의 비명 랭크뉴스 2024.04.21
2325 정부 “일본 지도자 야스쿠니 공물 봉납·참배에 깊은 실망과 유감” 랭크뉴스 2024.04.21
2324 귀걸이 하나에 2000원이더니…속 빈 강정인 '알리·테무' 랭크뉴스 2024.04.21
2323 ‘131조원’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지원안, 미 하원 통과 랭크뉴스 2024.04.21
2322 "한동훈 尹 배신" "배신 아닌 용기" 윤·홍 만난 뒤 반격한 한동훈 랭크뉴스 2024.04.21
2321 여전한 아파트 경비원 갑질피해…"관리소장 개인 빨래까지" 랭크뉴스 2024.04.21
2320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다 사고내고 도주한 50대 여성 경찰에 체포 랭크뉴스 2024.04.21
2319 망 공동 구축해 통신사 돈 아꼈는데 왜 5G 요금은 안내려갈까? 랭크뉴스 2024.04.21
2318 “BJ 월수입이 50억”...쏟아지는 ‘별풍선’에 아프리카TV도 ‘대박’ 랭크뉴스 2024.04.21
2317 단독 공개, 수도권과 경쟁할 지역은 여기!…‘메가시티 시나리오’ [창+] 랭크뉴스 2024.04.21
2316 밸류업 지고 금투세 온다…증권사들 '절세 서비스' 물밑 준비 [선데이 머니카페] 랭크뉴스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