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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가상징공간 조성' 논란
110억 원 예산낭비 비판도 뒤따라
해외 사례 들어 "문제없다" 반응도
서울시가 2026년 광화문광장에 초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2026년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정책 타당성을 둘러싸고 시민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이미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등 국가적 상징물이 많은 곳에 국가 자체를 상징하는 국기까지 세우는 것은 "국가주의적"이라거나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기 게양조차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있는데 또?"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의 핵심은 대형 상징물을 통해 국민의 국가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극기와 함께 '영원한 애국과 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도 설치된다.

시민 A씨는 이와 관련 26일 서울시 시민제안 게시글에서 "과거 독재정권 시절 볼 수 있었던 과도한 국가주의 상징물을 연상시킨다"며 "광화문의 다양한 역사적 기억을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광장의 미래를 재고해야 한다"면서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B씨도 엑스(X)에서 "광화문 광장에는 경복궁과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등 이미 국가상징의 요소가 많은데 대형 태극기까지 또 꽂나"라며 "외국인들이 보면 한국이 파시스트 국가인 줄 알겠다"고 꼬집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브리핑에서 '태극기 게양 100m 높이 대형조형물'과 '꺼지지 않는 불꽃' 설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도 비판 여론에 공감하는 편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일보에 "깃발과 구호, 플래카드를 내세우는 행태는 개발도상국에서나 나올 법한 '계몽주의 행정'의 대표 사례"라며 "민간이 아니라 공공이 주도하는 국가상징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태극기가 그간 보수단체 집회에서 빠짐없이 등장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반감도 보인다. "광화문에 '태극기 부대'가 더 늘어날 것 같아 가기가 꺼려진다"는 반응이 많다. C씨는 X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두고 "보수 지지층의 결속을 노린 정치적 구상"이라며 "이런 사람이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고 있다니 (안타깝다)"라고 썼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에 예산 110억 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D씨는 X에서 "높이 1m당 1억1,000만 원이 드는 셈인데 금칠을 하는 건가"라고 조롱했다. 직장인 안모(36)씨도 "여름철 수해에 대비해 반지하 가정을 지원한다든지 다른 시급한 과제도 많을 텐데 세금이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伊 등 유명 관광지도 대형 국기 많아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의 베네치아 광장에 설치된 대형 국기.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대형 태극기 설치를 지지하는 사람도 적잖다. E씨는 X에서 "태극기가 나쁜 것인가. 태극기를 다는 게 무슨 시대착오인지 모르겠다. 국기 게양도 사라지는 나라가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직장인 박모(37)씨는 "해외에 나가도 대형 국기가 설치돼 있는 곳이 많고, 그런 걸 보면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 베네치아 광장에는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는 '조국의 제단'이 있는데, 제단 앞에는 초대형 국기 게양대가 설치돼 있다. 베네치아 광장은 로마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서울시도 미국 워싱턴DC와 프랑스 파리, 아일랜드 더블린 등 도시 사례를 참고해 정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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