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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아리셀 공장. 연합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폭발로 2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참사 3개월 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3동 건물’의 위험성을 정확히 지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시 직원들이 대처할 수 있게 위험물(리튬)의 특성을 안내하라’고 지도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제조업체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6일 한겨레가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인한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의 소방활동자료조사서’를 보면, 소방당국은 아리셀 공장 3동 건물을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 지역’으로 지목하고 “3동 제품 생산라인 급격한 연소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가 있다고 적었다. 소방당국은 “연소확대요인이 11개동 건물에 위치해 상황발생시 급격한 연소로 인한 연소확대 우려”가 있다고도 적었는데, 이는 3동 건물에서 23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열폭주’로 불이 급격하게 확산한 이번 화재 상황과 일치한다. 보고서엔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물로 진화하기 어려운 ‘리튬’ 문제 또한 명확히 적혀 있었다. 보고서는 2급 위험 시설인 아리셀 공장에 대해 2년 1회 실시하는 ‘소방활동 자료조사’에 따라 지난 3월28일 작성됐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사망자를 기리기 위해 화성시청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화재 진압의 방해 요인이 된 ‘리튬’ 문제 또한 보고서는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소방차 긴급통행 등 소방활동 장애요인’으로 “리튬 1000kg, 990kg 저장소 2개. 화재 시 3류위험물저장소 내 방수금지(금수성물질)”이라고 적어둔 것이다. 리튬은 알콜류 4200리터, 제1석유류 200리터와 함께 ‘위험물 및 기타 위험시설’로도 적혔다. 조사를 진행한 화성소방서 쪽은 “3동의 경우 2개 층으로 돼있고 직원 3분의 2가 작업을 하는 공간이다보니 화재가 나면 피해 우려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리튬 저장고도 있고하니 불이 나면 위험하다 화기 취급을 잘 해달라는 당부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화성소방서 남양119 안전센터가 작성한 소방활동자료조사서. 김성회 의원실 제공.

이런 위험성을 바탕으로 소방서는 △위험물 취급에 따른 안전수칙 준수를 철저히 할 것 △자체 소방훈련을 실시할 것 △상황 발생 시 위험물 특성을 안내할 것 등을 지도했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주 출입구 이용 신속 대피가 필요’하다고도 적었다.

하지만 참사 뒤 이런 지도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참사 당시 폐회로티브이 화면 등을 보면 출입구 앞 리튬배터리가 터지며 ‘주 출입구’는 차단됐고, 탈출구를 찾지 못한 직원들은 대피에 실패했다. 또 작업장에 마련된 소화기는 리튬 폭발 화재에 쓸모가 없는 일반 분말 소화기였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화재사건 수사본부와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아리셀과 모기업인 에스코넥, 인력파견업체 메이셀 등 3개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작업일지·폐회로티브이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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