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표가 되면 핵무장 당론으로 정하겠다"
보수 지지 여론 높고 전대 이슈 전환 효과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달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가 연일 '핵무장'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경선이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간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자, '안보' 이슈를 부각해 정책 선거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보수 지지층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핵 무장 지지 여론이 상당한 만큼,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나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핵무장에 대한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한 뒤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하고 당 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간 협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견인해 내고 △북한과의 핵군축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 내며 △핵무기 개발이 제한될 경우,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나 후보가 전날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하자 다른 당권 주자들도 저마다 입장을 밝혔다. 이슈의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이를 외면할 순 없단 판단에서다. 한동훈 후보는 "직접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 리스크가 크다"고 했고, 원희룡 후보는 "독자적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건 아니"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나 후보 주장은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대권 주자들의 주장과 결을 같이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 잠룡들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은 이들을 나 후보의 우군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나 의원이 화두를 던지자 이들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펼쳤다.

일반 국민들, 특히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핵무장 지지 여론이 높은 만큼 당대표 선거에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민간학술단체인 최종현학술원이 지난 2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발표한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8%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올 1월 '한국민의 자체 핵무장지지 여론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2·2023년 핵무장 찬성 여론이 여러 조사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지층의 찬성 비율이 현저히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제재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이같은 주장은 정치·외교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자체 핵보유를 언급하자 미 국무부는 곧바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 방미 계기로 체결한 워싱턴 선언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만큼 한반도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와 관련 나 후보 측은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북한의 오물풍선이 계속 날아오는 등 한반도 안보 정세가 바뀌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도 한국 핵무장이 필요하단 주장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727 넷플릭스에 '포용 전략팀'이 있는 이유[김한솔의 경영전략] 랭크뉴스 2024.07.13
37726 취하지 않아도 괜찮아, 떠오르는 ‘논알코올’의 시대 랭크뉴스 2024.07.13
37725 가깝고도 먼 한·일… 군사훈련해도 동맹은 “…” 랭크뉴스 2024.07.13
37724 “연봉 5000만원 더”...‘역대급 제안’에 현대차 노조, 파업 無(종합) 랭크뉴스 2024.07.13
37723 [저출산을 읽는 새로운 시각] ③ “아이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고 느끼는 직업·가족 문화에 대해 대화해야” 랭크뉴스 2024.07.13
37722 온라인게임서 반복 메시지 ‘스토킹죄’ 적용 벌금형 랭크뉴스 2024.07.13
37721 “밤낮없이 즐거워”…‘동양 속 작은 유럽’ 마카오로 가볼까 랭크뉴스 2024.07.13
37720 ‘킹메이커’ 김종인의 경고…“尹, 이준석처럼 한동훈 내쫓으면 與 존속 안돼” 랭크뉴스 2024.07.13
37719 [인터뷰] “차태현 고백 덕분에 정신과 문턱 낮아져…좋은 베르테르 효과” 랭크뉴스 2024.07.13
37718 ‘마처세대’ 베이비부머의 은퇴…연금 100만원 이상 10명 중 1명뿐 랭크뉴스 2024.07.13
37717 "여보세요?" "가해자 남편입니다"‥전화에 기겁한 동탄 청년 랭크뉴스 2024.07.13
37716 ‘N잡러’ 대한외국인 타일러 라쉬의 가방[왓츠인마이백⑭] 랭크뉴스 2024.07.13
37715 "패륜 정도가 극에 달해" 모친 살해하고 TV보고 잠든 아들... 2심서 징역 27년 랭크뉴스 2024.07.13
37714 휘발유 ℓ당 1700원 돌파…유류세 인하폭 하향에 고공행진 랭크뉴스 2024.07.13
37713 ‘장난치다가?’ 태권도장서 5살 남아 심정지…관장 긴급체포 랭크뉴스 2024.07.13
37712 바이든 "문제 없다"‥트럼프 "인지력 검사 받자" 랭크뉴스 2024.07.13
37711 춘천 이면도로서 60대 보행자 냉동탑차 바퀴에 깔려 숨져 랭크뉴스 2024.07.13
37710 트레비 분수가 부쉈다…“여행은 휴식”이라는 착각[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랭크뉴스 2024.07.13
37709 할부지가 왔는데 외면한 푸바오…다음날 갔을때 행동에 감격 랭크뉴스 2024.07.13
37708 할부지가 왔는데, 외면한 푸바오…다음날 갔을때 행동에 감격 랭크뉴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