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화성시청에 분향소 설치, 공식분향소 아닌 일반 추모공간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나 위패가 있어야 할 분향소 단상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만 자리를 잡았다. 조문객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추모 분향소’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국화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제조공장에서 난 불로 희생된 23명을 기리는 분향소가 26일 오전 8시 화성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은 물론 시청에 일을 보러온 시민, 관계기관 직원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까지 시민 26명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단상 위에는 이들이 헌화한 국화 20여송이가 놓여있었다. 유족인 50대 여성은 일행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희생자가 23명이나 나왔지만 분향소 단상에 영정이나 위패는 놓이지 않았다. 우선 주검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까지도 단 3명의 신원만 확인된 상태다. 화성시 봉당읍에서 온 박철근(62)씨는 “분향소에 영정이랑 위패가 있어야 하는데 불이 나 신원이 확인이 안될 정도라니 정말 안쓰럽다”고 말했다. 이재정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도 “하루빨리 희생자 23명의 영정을 갖춰서 유족들이 슬픔 이겨나갈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중대재해를 철저히 조사해 사고를 왜 예방하지 못했는지, 화재에 미리 대비하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 살펴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특히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또 희생자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인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화성시 봉담읍에 사는 변정옥(63)씨는 “화재가 발생하고 5분 뒤에 해당 현장 근처를 지나갔는데 사람들이 밖에 많이 나와 있어서 대부분 대피가 이뤄졌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사망자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외국인 희생자가 많았다. 외국에서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왔는데 안전하게 일하다 갔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성시 반월동에서 온 이종화(55)씨도 “우리나라 노동자가 부족하니까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오는 건데 앞으로 정책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 같다”며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 내 식구가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시청에 설치된 분향소는 아직 공식적인 합동 분향소가 아닌 일반 추모 공간이다. 화성시는 유족이 원하는 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주민 이동이 많은 곳에도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6903 MBC까지 잡는다…‘이진숙 방통위’ 방송장악 이어달리기 랭크뉴스 2024.07.31
36902 개원가에 쏟아지는 전공의 8천명…"페이닥터 월급 이미 반토막" 랭크뉴스 2024.07.31
36901 하마스 1인자, 이란 대통령 취임식날 이란서 피살…중동 정세 격랑(종합) 랭크뉴스 2024.07.31
36900 삼성전자, HBM 사업 드디어 ‘감’ 잡았다…“하반기에 매출 3.5배↑” 랭크뉴스 2024.07.31
36899 하마스 정치 지도자 하니예, 이란 테헤란서 피살 랭크뉴스 2024.07.31
36898 윤 “당직 개편 알아서 하라”…한 “대통령 걱정 없게 하겠다” 랭크뉴스 2024.07.31
36897 영화처럼 사무실은 해외에…불법도박사이트 일당 검거 랭크뉴스 2024.07.31
36896 이진숙 방통위원장 “공영방송 공정성 확보 위해 이사회 구성 조속히 완료” 랭크뉴스 2024.07.31
36895 '티메프'가 끝이 아니다...구영배 "AK몰도 정산 어려울 수도" 랭크뉴스 2024.07.31
36894 “숨진 할머니 위 세척액서 피해자 4명과 다른 성분 검출” 랭크뉴스 2024.07.31
36893 ‘아내 살해 교통사고 위장’ 육군 부사관 징역 35년 확정 랭크뉴스 2024.07.31
36892 [속보]일본은행, 금리 0~0.1%→0.25% 인상 랭크뉴스 2024.07.31
36891 하마스 "하니예 30일 테헤란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 랭크뉴스 2024.07.31
36890 [속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하니예 이란서 살해돼” 랭크뉴스 2024.07.31
36889 BBC→ABC 전환에 수펙스도 변화…SK 컨트롤타워 변천사 랭크뉴스 2024.07.31
36888 [속보]하마스 "하니예 30일 테헤란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 랭크뉴스 2024.07.31
36887 멸종위기Ⅰ급 ‘청다리도요사촌’ 울산에서 발견 랭크뉴스 2024.07.31
36886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노란봉투법 법사위 통과…국힘 표결 불참 랭크뉴스 2024.07.31
36885 '남북중' 선수들 셀카 찍던 중‥쑨잉사, 임종훈에게 왜?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7.31
36884 “저희 집주소가 공개됐네요”…경쟁률 294만대 1 ‘동탄듀스’ 랭크뉴스 202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