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흘째 대다수 신원 미확인, 이름 대신 번호로 구분…속속 도착한 유족들 오열


(화성=연합뉴스) 김솔 기자 = "마침 공장에 불이 났을 때 근처를 지나가는 중이었어요. 연기는 많이 났지만, 근처로 대피한 직원도 많길래 인명 피해는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속상해요."

화성 공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4.6.26 [email protected]


26일 오전 경기 화성시청 1층 로비에 마련돼있는 '서민면 전곡리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를 찾은 화성시민 변모(64) 씨는 헌화하는 내내 어둡고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화성시는 전날 오후 6시께부터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께 로비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 단상 위에는 국화꽃 15송이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번 화재로 23명이나 되는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그 누구의 영정이나 위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망자의 시신 훼손이 심한 탓에 화재 발생 사흘째인 이날 오전까지도 단 3명의 신원만 확인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고인들은 시신이 안치됐던 장례식장에서도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고 있다.

적막한 분위기 속 분향소에는 안타까운 화재 사고로 떠난 고인을 기리는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도 이날 오전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중년 여성으로 보이는 유족은 일행 2명과 함께 찾아와 헌화하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화성 공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4.6.26 [email protected]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해 시청에 찾아왔다가 분향소를 발견하고 헌화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화성시민 A씨도 중국 국적의 지인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와 헌화를 마쳤다.

A씨는 "오늘 함께 찾아온 친한 동생이 중국인인데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 중에서 특히 중국 국적인 분들이 많다고 해 가슴 아파했다"며 "오늘 발급받을 서류가 있어 시청에 온 김에 함께 헌화하고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성시 봉담읍에 거주하는 변씨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마침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던 터라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변씨는 "처음에 눈앞이 뿌옇게 보여 '안개인가' 싶었는데 이내 화재 현장을 우회하라는 안전 문자를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며 "근처 공장 2층에서 연기가 계속 나고 소방차도 많이 와 큰불이 난 걸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오늘 시청에 잠깐 볼 일이 있어서 왔다가 잠깐 분향소에 들른 것"이라며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많이 있다고 하던데 그저 안타깝다"며 한숨 쉬었다.

화성 공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4.6.26 [email protected]


화성시의원 20여명도 이날 오전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검은 정장 차림에 근조 리본을 패용한 이들은 일렬로 서서 차례로 헌화하고 고개를 숙였다.

화성시 관계자는 "어제까지 일반 시민 등 10여명이 찾아와 헌화하고 돌아갔다"며 "오늘 오전 현재 일반 시민과 시청 직원들이 계속 찾아와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청에 마련돼있는 분향소는 희생자 위패를 모신 공식 '합동분향소'가 아닌 일반 추모 공간이다.

시는 향후 유족들의 의향을 확인한 후 합동분향소를 서신면 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한국 국적 김모(52)씨,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이모(46)씨, 한국 국적으로 실종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시신이 수습된 김모(47)씨 등 3명이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경찰청과 법무부가 DNA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608 서울 아파트 분양가 1년 만에 24% 올라… 3.3㎡당 3794만원 랭크뉴스 2024.04.15
41607 동탄·성남·하남도 제쳤다…수도권 집값 상승률 1위는 '이곳' 랭크뉴스 2024.04.15
41606 [특징주] 중동 갈등에 정유株 일제히 급등 랭크뉴스 2024.04.15
41605 유류세 인하·유가연동보조금 2개월 추가 연장…6월 30일까지 랭크뉴스 2024.04.15
41604 하이브·두나무 ‘빅딜’ 이후 2년 반… 누가 더 손해 봤나 랭크뉴스 2024.04.15
41603 정부 ‘통일된 대안’ 거듭 요청…의료계 갈등 봉합 랭크뉴스 2024.04.15
41602 조국 “‘데드덕’ 운명 윤 대통령···관심은 자신과 배우자 신변안전뿐” 랭크뉴스 2024.04.15
41601 40대女, 왜 차 세운뒤 2차로 서 있었나…새벽 고속도로 참변 랭크뉴스 2024.04.15
41600 "연두색 번호판 달기 싫다"…수입 법인차 구매 비중 '뚝' 랭크뉴스 2024.04.15
41599 국민의힘에서도 '채상병 특검' 찬성 잇따라‥"의혹 해소 노력 먼저해야" 랭크뉴스 2024.04.15
41598 연두색 번호판 부끄러웠나...수입 법인차 비중 첫 30% 아래로 랭크뉴스 2024.04.15
41597 '이젠 쿠팡 환승할 시간?'…네이버도 무료배송 뛰어들었다 랭크뉴스 2024.04.15
41596 ‘중동 쇼크’에 환율 장초반 1380원 돌파… “1400원까지 열어둬야” 랭크뉴스 2024.04.15
41595 버거킹 와퍼 40년 만에 단종?...가격 그대로 '뉴 와퍼' 나온다 랭크뉴스 2024.04.15
41594 지하철 1호선 의왕역서 사망 사고…한때 열차 지연 랭크뉴스 2024.04.15
41593 "무료로 찍어준대서 갔는데"···'가족사진 이벤트' 소비자 피해 주의 랭크뉴스 2024.04.15
41592 굽네치킨 2년 만에 가격 인상…고추바사삭 18,000원→19,900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4.15
41591 "우리 아이 의대 보내야죠"…'교육' 위한 서울 전입 지난해 사상 최고치 랭크뉴스 2024.04.15
41590 한동훈 때린 홍준표에…김경율 "개통령 강형욱이 정확히 알 것" 랭크뉴스 2024.04.15
41589 50대가 털어놓은 퇴사 그 후…“절벽에서 떨어지는 심정” [창+] 랭크뉴스 20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