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엄격한 것과 언어폭력은 달라…세상 변했는데 옛 교육 답습"
"또 다른 피해 없길" 고소 결심…손 측 합의 요구는 '거부'
손웅정 "수억원 요구해 합의 결렬…공정한 법적 판단 기다려"


고소인 측 아동 허벅지에 난 멍 자국
[고소인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강태현 기자 = "아이들의 꿈을 위해 부모까지 나서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데 SON축구아카데미에서 폭언과 폭행이 행해진 현실이 참담합니다.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웅정 감독과 코치 2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부모 A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어떤 이유로 혼냈다고 말했으면 고소까지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월 7∼12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 B군의 허벅지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는 B군에게 그간 맞은 횟수를 적어보라고 했다.

B군은 'C 코치 엉덩이 1번, 속상하고 기분이 나쁨', 'D 코치 꿀밤 4번, 발 엉덩이 6번, 귀 당기기 2번, 구레나룻 2번'이라고 적었다.

A씨는 "어두워지는 아들의 표정과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모습에 그저 '훈련이 힘든가 보다' 짐작할 뿐이었지, 숙소와 경기장에서 이 같은 일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건을 알게 된 A씨는 당시 곧장 아카데미에 전화했으나 관계자로부터 "아이들끼리 엉덩이 맞기 게임을 하다 생긴 멍"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그저 인정과 사과를 바랐을 뿐인데 이런저런 말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기억했다.

그는 "애들한테 윽박지르고 때려서 어떻게든 알려줄 수는 있겠지만 엄격한 것과 폭언·욕설로 겁을 주면서 운동을 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뭐 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아들이 이렇게까지 축구를 배워야 하는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면 그냥 이 정도는 참자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고소인 측 아동이 종이에 적은 피해 횟수
[고소인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씨는 고소 이후 아카데미 측에서 세 차례에 걸쳐 합의를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측은 합의 조건으로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 등 세 가지를 제시했으나 A씨는 합의를 거부했다.

A씨는 "첫 만남에서는 아카데미 측 변호사와 함께 C 코치와 D 코치가 동행했다"며 "두 코치는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는데 '아이가 욕을 해서 때렸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그냥 솔직하게 어떤 이유로 혼냈다고 말했으면 고소까지 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라고 주장했다.

A씨는 "앞으로 아들이 축구 생활을 하는데 제약이 생길까 봐 염려스럽다"면서도 "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우리와 비슷한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손웅정 감독은 연합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손 감독은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지만,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03 정치검사 길 걷던 윤-한, 권력투쟁 끝에 ‘탄핵’ 열릴까 [논썰] 랭크뉴스 2024.06.28
45002 당권 도전 시사 김두관, 당대표 단독 후보 기정사실화에 "웃기는 짬뽕" 랭크뉴스 2024.06.28
45001 큰 가방에 간식·배변 봉투를 '가득'…상습 절도범인데 구속영장 기각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28
45000 바이든 첫 발언 듣자마자, 트럼프 미소지었다…대체 어땠길래 [미 대선 첫 TV토론] 랭크뉴스 2024.06.28
44999 수류탄인데 망치로 착각…20년간 못 박고 견과류 깬 할머니, 지금까지 무탈? 랭크뉴스 2024.06.28
44998 라인야후 '탈 네이버' 속도…"내년 업무위탁 종료" 시한 명시 랭크뉴스 2024.06.28
44997 대만서 가장 예쁜 지자체장, 日서 성추행 당하자 한 행동…日·대만이 ‘발칵’ 랭크뉴스 2024.06.28
44996 "형 살해한 범인 이미 20년전 잡았다고 모친께는 거짓말해 왔다" 랭크뉴스 2024.06.28
44995 “취준생들 난리났다”...현대차 ‘킹산직’, 채용 규모 파격 확대 랭크뉴스 2024.06.28
44994 “허심탄회하게 만나자” 전공의에 손내민 의협…단일대오 뭉치나 랭크뉴스 2024.06.28
44993 뒤따라 오다 ‘쾅’…고의 사고로 보험금 4억 가로채 랭크뉴스 2024.06.28
44992 국민의힘 39% 민주 28.3%…지지율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랭크뉴스 2024.06.28
44991 대통령 독대 당일 박홍근 메모‥"윤석열, '좌파 언론이 사람 몰리게 방송" 랭크뉴스 2024.06.28
44990 ‘비정상 비행’ 뒤 산산조각…군, 북 미사일 폭발 장면 공개 랭크뉴스 2024.06.28
44989 아이 낳으면 진짜 1억 주는 '이 회사'...2030 지원자 폭증 랭크뉴스 2024.06.28
44988 [단독] 한방을 양방 치료로 속여 불법 보험금 타낸 환자 170명 송치 랭크뉴스 2024.06.28
44987 내일 중부도 장마 시작…수도권 최대 120mm 예보 랭크뉴스 2024.06.28
44986 이번엔 인도서 박항서 매직?…대표팀 감독 지원, 현지선 호평 랭크뉴스 2024.06.28
44985 이재명, 이르면 10월 첫 선고…공직선거법 사건 9월 6일 결심(종합) 랭크뉴스 2024.06.28
44984 “대통령 자격 없어”…‘윤, 이태원 참사 조작설’에 야당 총공세 랭크뉴스 2024.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