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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우 특허청 이차전지 전문 심사관
LG화학서 29년 근무, 특허출원 500건 넘어
“이차전지 연구자 롤모델 되고 싶어”


양세우 특허청 이차전지 전문심사관이 지난 25일 대전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 심사관은 "은퇴 엔지니어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특허청


엔지니어는 자부심이 중요합니다. 돈만 보고 중국으로 가면 아이들 보기도 창피하잖아요. 전문 특허심사관 제도로 엔지니어들에게 필요한 안전망을 깔아주면 기술유출도 막을 수 있습니다.
양세우, 이차전지 전문 특허심사관


지난 25일 오전, 대전 유성구의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 특허청 새내기 직원들이 공무원 교육을 받으러 모였다. 새로 공무원이 된 이들 대부분이 ‘2030′ 청년들이었지만, 중간중간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이들도 있었다. 특허청이 지난달 선발한 이차전지 전문 특허심사관들이다. 특허심사관들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에서 이차전지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개발한 베테랑들이다.

양세우(56) 심사관도 기업에서 특허청으로 둥지를 옮긴 이차전지 전문가이다. 양 심사관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LG화학에서 29년 근무했다. 양 심사관이 회사 생활을 하며 낸 국내외 디스플레이·이차전지 특허출원 건수는 500건 이상이다. 2018년엔 특허청으로부터 ‘올해의 발명왕’으로 선정됐다.

양 심사관은 LG화학 중앙연구소에서 수석연구위원을 지내다 지난 3월 퇴직했다. 기업 연구원과 공무원은 업무나 조직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만, 양 심사관은 “이차전지 특허 하나만 보고 전문심사관에 지원했다”고 했다. 첨단기술 산업에서 지식재산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특허 분야의 공공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양 심사관은 “한국 산업계는 다른 선진 기업체의 기술을 따라가거나, 다시 엔지니어링(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한국 기업이 선도적인 사업을 하기 시작했고, 특허가 굉장히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양세우 특허청 이차전지 전문심사관이 지난 25일 대전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 심사관은 "은퇴 엔지니어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특허청

“이제 기업에서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게 바로 특허입니다.”

양 심사관의 말대로 첨단기술 산업에서 특허기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차전지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첨단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한국 기업에서 특허기술을 만든 연구자를 빼돌리기도 한다.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기술을 개발한 양 심사관도 중국으로 갈 수 있었지만, 특허청을 선택했다. 엔지니어의 자부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엔지니어로 한국에서 20~30년 근무해도 퇴직하면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결국 은퇴 이후 중국으로 많이 넘어간다”면서도 “하지만 엔지니어는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허권을 빨리 인정받는 게 사업화에 중요한데, 특허청 심사관이 되면 엔지니어로 쌓아온 지식을 공공을 위해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차전지 특허 전문심사관은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최장 10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양 심사관은 힘이 닿는 데까지 특허심사관을 해서 연구자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은퇴 후 특허심사관이 된 첫 이차전지 연구자인 만큼 좋은 인상을 남겨 앞으로도 우수한 연구자가 특허심사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양 심사관은 주변에 은퇴 이후 공직으로 온 사람은 아직 없다고 했다. 그는 “이차전지가 계속 뜨는 산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수한 인력이 바로 특허심사관에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특허심사관으로 경제적이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 나중엔 더 좋은 사람이 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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