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근무하는 미화원, 경비원 등과 당사 인근의 한 국숫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사무처 직원들을 만나 “여러분이 우리 당의 주인공”이라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표심에 영향력이 큰 유력 정치인부터 찾아가는 기존의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 ‘바닥’ 민심부터 다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다른 경쟁 주자들과의 차별화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와 국회의원실 보좌진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들을 만나 “여러분들이야말로 정말 우리 당의 핵심이고 능력을 끌어올리는 주인공”이라고 추켜세웠다고 한다.
한 전 위원장은 같은 날 점심시간에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경비원 등과 당사 인근의 국숫집에서 식사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첫 공식 오찬이었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 1월말에 이들과 식사한 뒤 방한복 등을 선물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에도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돌면서 사무처 당직자와 보좌진들에게 일일이 인사했다. 한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원실 보좌진들은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며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빛나게 하는 존재”라며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감당하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 마감 후 첫날인 26일에도 의원회관을 찾아 각 의원실과 보좌진을 만난다. 이날 저녁에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리는 대구·경북 출신 보좌진과 언론인 모임에 참석한다. 유력 정치인과의 회동 일정은 따로 잡지 않았다.
이 같은 한 전 위원장의 행보는 유세 초반에 ‘공중전’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당권 주자들과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어 25일 국민의힘 최대 외곽조직으로 꼽히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세미나에 참석했다. 26일에는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해 박완수 경남지사와 오찬을 갖고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5일 경북 안동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했다. 26일에는 대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나기로 했다. 윤상현 의원은 24~26일 일정에서 거물급 인사를 만나기보다는 라디오·방송 등에 나와 차별화된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행보 역시 ‘이미지 정치’의 한계에 갇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22대 총선 패배에 따른 수습책, 다가올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한 로드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면 결국 당원들의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