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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 계열 벤처 투자사인 NH벤처투자가 10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Co-GP) 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공동투자 펀드는 김현진 대표이사가 취임한 후 첫 역점 사업으로 주목받았는데, 결성 기한이 석 달가량 지나도록 출자자(LP)를 다 확보하지 못해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NH벤처투자는 5대 금융지주사 계열 벤처캐피털(KB인베스트먼트·신한벤처투자·하나벤처스·우리벤처파트너스) 가운데 유일하게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타 VC에 비해 업력이 짧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불과 1년 먼저 설립된 하나벤처스가 운용자산(AUM) 1조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벤처투자는 당초 4월 3일까지 1000억원 규모의 ‘NH-OC 글로벌오픈이노베이션펀드’를 결성할 계획이었으나 기한을 3개월가량 넘긴 지금까지 LP로부터 출자 약정을 다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0억원 가운데 600억원을 NH벤처투자가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등으로부터 출자받고, 나머지 400억원을 이스라엘 VC인 아워크라우드가 해외 LP들에게서 출자받기로 했다”며 “400억원 중 최소 20% 이상을 아직도 못 채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성장금융 측은 “한두 달 안에 펀드 결성이 완료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지만, 상당수의 기관이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투자의향서(LOI)를 내는 데 그쳐 클로징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펀드는 NH벤처투자가 지난해 한국성장금융의 ‘기술혁신전문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됨에 따라 결성 중인 조합이다. NH벤처투자는 아워크라우드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원했고, 그 결과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파크랩파트너스 등을 제치고 GP가 됐다.

한국성장금융은 NH벤처투자와 합의해 펀드 결성 기한을 연장해 줬다. 얼마나 더 연장됐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한국성장금융의 입장이다. 다만 연장된 기한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NH벤처투자는 향후 3년간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출자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스라엘 LP들이 펀드에 출자를 확약하더라도 나중에 가서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LP는 국내 LP와 행동 방식이 다르다. 개인이나 개인이 소유한 패밀리오피스 등이 유한책임회사(LLC)에 돈을 넣어 펀드에 출자해 주는 구조다. 이 때문에 펀드 결성 후 막상 투자를 집행해야 할 때 LP들이 캐피탈콜(출자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 LP들이) 펀드를 무사히 결성하더라도 돈을 쏴주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인데, NH벤처투자는 결성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VC와 펀드를 만들기로 한 것부터 자충수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이스라엘 펀드 결성은 김현진 대표가 작년 1월 NH벤처투자의 수장이 된 후 맡은 가장 큰 과제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출신의 김 대표는 취임한 이후 투자보다는 조직 정비에 신경 썼는데, 이번 펀드 결성 과정에서 그의 역량이 처음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NH벤처투자는 이번 펀드 결성에 성공해야만 운용자산(AUM) 3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 현재 AUM은 2600억원에 불과해, 다른 금융지주 계열 VC들과의 간극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금융지주 계열 VC 중 몸집이 가장 큰 KB인베스트먼트는 AUM이 3조원을 넘는다. 신한벤처투자가 1조600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우리금융그룹의 품에 안긴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는 1조5000억원을 굴리고 있다. 이들 VC는 수십년의 업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2019년 설립된 NH벤처투자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불과 1년 앞선 2018년 문을 연 하나벤처스가 빠른 성장세로 최근 AUM 1조원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NH벤처투자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한 VC 관계자는 “김 대표는 해외 투자 경험이 거의 없는 심사역 출신”이라며 “이스라엘 투자사의 경우 좋은 회사는 대부분 미국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고 있고 본토에 있는 VC 중엔 제대로 구색도 갖추지 못한 회사가 수두룩한데, 왜 하필 이스라엘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스라엘 펀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전직 투자운용본부장(CIO) 김모씨와 갈등을 빚고 그를 비(非)투자 부서로 발령 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전 CIO는 이스라엘 펀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고 김 대표에게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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