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두테르테 정권, POGO 면허 발급 후유증
도박 면허로 작년 1,200억 원 세수 확보
범죄 온상 전락... 중국 영향력 확대 우려
필리핀의 한 POGO 시설. 직원이 온라인으로 게임을 진행하면 고객은 다른 PC를 통해 베팅을 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 캡처


필리핀 정부가 현지에서 성행하는 온라인 도박업체(POGO)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제 효과를 기대하며 산업을 허용했지만, 사기와 인신매매 등 범죄 온상으로 전락한 탓이다. 중국 당국 연루 의혹도 커지면서
자칫 중국이 필리핀 지하경제를 좌우하게 만드는 ‘트로이 목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마저 나온다.

2016년 이후 대거 늘어난 온라인 도박장



25일 필리핀 일간 말라야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상원 여성·아동·성평등 위원회는 26일 정부 산하 자금세탁방지협의회와 함께 불법 POGO 운영 청문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적발한 밤반시(市) 대형 불법 POGO 자금 출처와 범죄 연관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셔르윈 가찰리안 상원의원은 “해당 POGO는 10헥타르 부지에 건물 37개를 보유하고 있다.
시설 건설에 61억 페소(약 1,440억 원)가 든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금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고 취지를 설명했다.

POGO는 필리핀에서 운영되는 온라인 카지노다. 딜러가 필리핀에 위치한 부스에서 게임을 시작하면,
고객은 수천㎞ 떨어진 지역에서 PC로 웹캠을 통해 돈을 거는 구조다. 대다수 손님은 중국인
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정부가 단속한 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시설. 인콰이어러 캡처


필리핀에 온라인 도박이 성행한 것은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POGO 면허 발급 권한을 필리핀오락게임공사에 위임하고, 측근을 공사 회장 직에 앉혔다. 공사는 이후 60여 곳에 면허를 내줬다.

정부가 도박 사업을 용인한 것은 고용과 세수 기여도가 크기 때문
이다. 지난해 기준 필리핀 정부가 면허 발급 관련 규제로 벌어들인 수입은 51억 페소(약 1,205억 원)에 달한다. 산업 종사자에게도 적지 않은 세금(약 240억 페소·2018년 기준)을 걷어들인다. 운영 과정에서 중국 투자금도 대거 들어왔다.

"중국 기습 침투에 악용될 수 있어"



그러나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업체도 덩달아 급증했다.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는 “현재 면허증을 받은 곳은 약 43곳뿐이고 나머지 250여 곳은 불법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음지에서 자금세탁, 성매매, 인신매매, 로맨스 스캠(온라인에서 이성인 척 접근해 돈을 뜯는 사기) 등 범죄를 벌인 정황
도 속속 드러났다. 일자리를 주선한다며 저개발 국가 청년들을 데려온 뒤 사기 행각에 동원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하는 식이다.

필리핀 조직범죄대책위원회가 팜팡가주 불법 도박장에서 압수한 중국 인민해방군 군복. 단추에 인민해방군을 의미하는 PLA가 적혀있다. 필리핀 조직범죄대책위원회 제공


불법 POGO 운영에 중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중순 대통령 직속 반조직범죄위원회(PAOCC)가
팜팡가주 포락시에서 급습한 업장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군복 여러 벌이 발견
됐다.

출신 배경이나 과거 행적이 묘연해 ‘중국 스파이’ 의심을 받고 있는 앨리스 궈 밤반 전 시장 역시 불법 POGO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윈스턴 카시오 반조직범죄위 대변인은
“궈 전 시장이 밤반시와 포락시 POGO 허브를 담당하는 범죄 조직 일원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중국 자본이 투입된 불법 POGO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커진다.

군사안보 전문가 체스터 카발자 필리핀대 교수는
“중국이 (필리핀 내) 중요 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을 수행하는데 활용할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
고 경고했고,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온라인 카지노로 가장한 범죄 조직이 (필리핀의) 재정을 약화시키고 사회를 부패시키고 있다”며 폐쇄를 주장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690 장마 시작되는 29일···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 랭크뉴스 2024.06.29
40689 “男기자 셋, 단톡방서 女동료 성희롱” 파문…1명 해임 랭크뉴스 2024.06.29
40688 “증권맨 말고 연구소·기업 출신 모십니다” 공개채용 늘리는 VC 랭크뉴스 2024.06.29
40687 안성서 버스·화물차 추돌 사고…충남 천안서 잇따라 불 랭크뉴스 2024.06.29
40686 [연금의 고수] 8억 아파트 맡겼더니 月 236만원… 일찍 사망하면 손해? 랭크뉴스 2024.06.29
40685 미 대선 토론 “트럼프 승리”…바이든 후보교체론 ‘일축’ 랭크뉴스 2024.06.29
40684 强달러에 맥못추는 亞 통화… 원·엔·위안 ‘추풍낙엽’ 랭크뉴스 2024.06.29
40683 한국 영화사상 가장 기이한 감독, 기이한 영화[허진무의 호달달] 랭크뉴스 2024.06.29
40682 전국 장맛비…폭우·돌풍 피해 주의 [광장 날씨] 랭크뉴스 2024.06.29
40681 뇌졸중 때문에 치매 걸렸다? 전문의 견해는 [건강 팁] 랭크뉴스 2024.06.29
40680 외환 당국, 1분기 '환율 방어'에 외화 18억 달러 팔았다 랭크뉴스 2024.06.29
40679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폭염살인… 에어컨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착각은 버려라” 제프 구델 랭크뉴스 2024.06.29
40678 종부세를 어떻게 할까[뉴스레터 점선면] 랭크뉴스 2024.06.29
40677 “부실기업일수록 회계처리 더 까다롭게” [정성빈 변호사의 상장폐지를 피하는 法] 랭크뉴스 2024.06.29
40676 “임신 22주차 낙태…허웅, 결혼 언급 없었다” 추가폭로 랭크뉴스 2024.06.29
40675 상징과 일본문화[서우석의 문화 프리즘] 랭크뉴스 2024.06.29
40674 뉴욕증시, 예상 부합 PCE에 차익 실현…나스닥 0.71%↓ 마감 랭크뉴스 2024.06.29
40673 [르포]K뷰티에 푹 빠진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 “스타 브랜드 찾아 키우겠다” 랭크뉴스 2024.06.29
40672 [사이테크+] 화성 지진 분석해보니…"농구공 크기 운석 매년 300개 충돌" 랭크뉴스 2024.06.29
40671 '거미손' 조현우 모교 축구 후배들, 밥 먹을 곳도 철거됐다 왜 랭크뉴스 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