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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에서 서인국. 사진 유튜브 캡처
A가 B에게 말한다. “나 너한테 못한 말이 있는데…”
5초간 머뭇거린 뒤 다시 말한다. “너 한 번만 안아봐도 되냐?”
A는 B에게 달려가 와락 안긴다.

이는 지난 20일 공개된 가수 케이윌(42·본명 김형수) 신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장면 중 하나다. 그런데, A와 B는 남녀가 아니다. 주인공은 배우 서인국과 안재현. 둘 다 남성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6일 만인 25일 조회 수 330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내 인기를 보여주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인급동)’ 순위에도 올라있다. 공개 직후엔 인급동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싱가포르 매체 AsiaOne은 해당 뮤직비디오를 두고 “K팝 역사상 가장 큰 반전”이라고 소개했다.

BL(Boy’s Love, 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 코드가 엿보이는 해당 영상엔 “한여름에 낸 발라드가 인급동에서 며칠째 있는 게 가능한 일이냐” “화력 미쳤다” “당장 후속작을 내놓아라” 등처럼 호평하는 댓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들 모습이 인터넷 밈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최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서사 뚝딱”이라며 서인국·안재현이 과거 출연했던 작품의 영상을 나란히 올리기도 했다. 서인국이 사망한 뮤직비디오 결말을 놓고서도 여러 해석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케이윌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 유튜브
이번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2012년 케이윌의 정규 3집 타이틀곡 ‘이러지마 제발 (Please Don’t...)’ 뮤직비디오의 후속편이다.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는 여주인공을 맘에 품은 듯했던 남주인공(서인국)이 사실 여주인공과 결혼하는 다른 남주인공(안재현)을 사랑하는 반전 줄거리를 담고 있다. 25일 기준 조회 수 8062만 회에 이르는 등 해외 인기도 상당해 출연자 두 사람에겐 ‘월드 게이(남성 동성애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케이윌에게도 ‘게이 윌’이라는 다소 유머 있는 별명이 생겨나기도 했다.

BL 등 관련 장르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는 공개 직후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남 연예인만 초대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채널 ‘홍석천의 보석함’은 구독자 20만 명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홍석천은 국내 커밍아웃 1호 연예인이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여성들의 하위문화였던 BL 장르가 웹툰·OTT 등 플랫폼 다양화와 이에 따른 상업화의 영향으로 (이들 장르가) 가시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라며 “유튜브를 통해 소수자 관련 콘텐트도 많이 노출되면서 이런 내용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경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밈이라고 하지만 개인들의 니치(틈새)한 취향을 파고드는 롱테일 작품이 많아진 것이지 실질적으로 BL 장르가 대중화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롱테일은 잘 팔리는 소수 상품보다 많은 제품으로 적은 매출을 계속 내 전체 수익을 늘리는 전략을 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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