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한이 날린 대남 풍선이 지난 9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한 주택가에 떨어져 우리군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대비를 위해 일요일이던 지난 9일 실시한 전군 ‘휴일 정상근무’ 조치는 지난 10년간 전례가 없던 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직근무비도 책정되지 않은 일회성 지시였던 만큼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유례없는 ‘전시행정’을 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국방본부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지난 8일 밤 합참, 각 군 및 국방부 직할기관·부대에 오물풍선 대비를 위한 전 직원 휴일 정상근무를 지시했다. 당시 전파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09시 출근 18시 퇴근 또한 각 부서장은 위 사항을 부서원들에게 재전파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는 ‘지난 9일 정상 근무를 명령한 법적 근거’를 묻는 박 의원의 질문에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11조에 의거 행정기관의 장은 공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공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는 바, 국방부 장관의 휴일 정상근무 지시(구두지시)에 따라 ‘부대관리훈령’ 제6절 등에 근거해 관련 조치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전례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11조에 의거해 지난 10년간 공휴일 근무를 명령한 사례가 있느냐’고 묻자 국방부는 “휴일에 군 전체를 대상으로 정상근무한 사례는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군인복무기본법 47조(비상소집)를 근거로 휴일에 군 전체를 비상소집한 전례가 있는가’에 대해서도 “해당 법령에 의거해 휴일에 군 전체를 비상소집한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이번 휴일 근무에 동원된 비상근무 인력에 대한 당직근무비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박 의원이 ‘비상소집에 따른 정상 근무 인원에 대한 당직근무비 지급했는가’를 질문하자 “당직근무비는 지급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급식 실시 여부에 대해선 “평일 근무일과 동일하게 별도의 급식 및 당직 근무비 지급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직원식당을 운영해 불편이 없게 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비상소집으로 인한 근무 인원은 추후 평일에 대체휴무(전투휴무)를 할 수 있게 보장했다”고 밝혔다.

오물풍선은 미사일 발사, 국지전 등과 비교해 북한의 저강도 도발로 분류된다. 당시는 지난달 28~29일, 지난 1~2일에 이어 북한이 오물풍선을 남측으로 세 번째 살포했던 때이다. 군 내부에서는 신 장관이 고강도 도발에도 시행된 적 없는 전군 휴일 근무를 오물풍선과 같은 저강도 도발 상황에서 지시한 것과 관련해 과잉대응이란 불만이 나왔다.

국군 커뮤니티에서는 정상근무 시행지침이 내려진 직후 ‘비상소집도 아니고 일요일 정상근무라니 납득하기 어렵다’, ‘일요일 새벽1시에 정상출근하라면 어떻게 하냐’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9일 정상일과를 소화한 뒤에도 ‘출근해서 할 일 없이 앉아만 있었다’, ‘할 거 없으니 창고정리를 시키더라’ 등의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계속되는 와중에 전투휴무를 보상안으로 제시한 것이 적합한가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정원 출신인 박선원 의원은 “세상에 이런 출근은 없었다”며 “오물풍선에 대한 대응 방안이 전 군을 출근시키는 것 이외에 전무했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엄중한 상황을 강조하던 국방부 장관은 정작 일주일 후 해외로 출국해 버렸다”며 “국방부의 비합리적 전시행정이 우리 안보를 흔드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신 장관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K-방산’ 수출 논의를 위해 루마니아·폴란드 등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287 바이든, 이번에는 자신의 부통령이 ‘트럼프’라고 말해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7.12
37286 최저임금 1만원 돌파에 자영업자 한숨…“그나마 다행” 의견도 랭크뉴스 2024.07.12
37285 "니 와 그라노"… 훈계한 동창 살해한 60대, 징역 18년 확정 랭크뉴스 2024.07.12
37284 [단독] 국외 도피 주가조작 피의자 필리핀 공항서 체포… 검찰, 범죄인 인도 요청 랭크뉴스 2024.07.12
37283 민주당 '尹 탄핵 청문회' 강행에...與,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제출 랭크뉴스 2024.07.12
37282 태연하게 과도 꺼내 "사각사각"…지하철 '참외 빌런' 등장 랭크뉴스 2024.07.12
37281 ‘김 여사 문자’ 논란 이후 한동훈 선호도 더 상승...나경원은 원희룡에 앞서[갤럽] 랭크뉴스 2024.07.12
37280 중소기업계 “최저임금 1만30원 결정 아쉬워…업종별 구분적용 반드시 필요” 랭크뉴스 2024.07.12
37279 현직 축구선수, 강남서 교통사고 후 도주했다 '긴급체포'…음주운전 혐의는 부인 랭크뉴스 2024.07.12
37278 말라붙은 사체 곁에서…고양이들은 창에 비친 ‘죽음’을 봤을까 랭크뉴스 2024.07.12
37277 조국, ‘한동훈 후보 머리카락 가발인가’ 합성사진 올렸다 랭크뉴스 2024.07.12
37276 [속보] 일본, 올해 방위백서에도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20년째 억지 주장 랭크뉴스 2024.07.12
37275 사장 부인의 ‘갑질’ 신고하자 사장이 고용한 노무사 등장 랭크뉴스 2024.07.12
37274 [단독]국세청장 후보자 ‘12·12 거사’ 논문, 알고 보니 표절 랭크뉴스 2024.07.12
37273 국민연금 1兆 PEF 출자 사업… 8개 운용사 PT 격돌 랭크뉴스 2024.07.12
37272 김건희 여사, 미국서 탈북민 만나 "저와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 랭크뉴스 2024.07.12
37271 박찬대 “윤 대통령 부부, 모든 의혹의 근원…김건희 직접 조사 불가피” 랭크뉴스 2024.07.12
37270 유튜브 청취하다 과속…횡단보도 일가족 2명 목숨 앗은 공무원 랭크뉴스 2024.07.12
37269 김건희 문자 '읽씹' 이후 지지율 치솟은 한동훈…28%→36% [한국갤럽] 랭크뉴스 2024.07.12
37268 역주행 차량에 고등학생 배달기사 숨져…운전자 송치 랭크뉴스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