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리튬배터리 완제품 검수·포장 공정
‘위험물질 제조·취급’ 인정 여부 쟁점
25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화재사고로 22명이 목숨을 잃은 경기 화성시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이 작업장에 출입구 외에 비상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작성한 재난 상황 작전도, 공장 도면 등을 보면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던 아리셀 3동 2층 군 납품용 1차전지 검수·포장공정 작업장엔 출입구가 1개뿐이었다. 출입구 바로 바깥쪽에서 화재가 발생한 탓에 노동자들은 해당 출입구로 나가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2층 (작업장) 출입구 앞에서 발화가 됐는데 노동자들이 놀라서 다 막혀 있는 안쪽으로 대피를 했다”며 “대피를 하려면 출입문으로 나왔어야 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서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를 흡입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재난상황 작전도. 김태희 기자


안전보건규칙 17조는 ‘위험물질을 제조·취급하는 작업장에 출입구 외에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 1개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다수 숨진 채 발견된 작업장엔 출입구 외 비상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다만 해당 작업장이 위험물질인 리튬을 제조·취급한 곳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해당 작업장은 리튬을 직접 다루는 공정이 아니라 리튬 배터리 완제품 검수·포장공정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발간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질의회시집’에서 “배터리 등과 같이 내부에 액체 또는 기체 상태의 화학물질이 있는 경우 노동자가 배터리를 열어 내부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제출 대상이 아니다”고 적었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노동부가 ‘위험물질 제조·취급’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강 교수는 “제조·취급에는 ‘포장’도 들어갈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완제품일지라도 원재료가 노출돼 위험해질 수 있다면 당연히 안전보건규칙상 관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리셀이 만든 군 납품용 1차전지는 가정용 건전지 혹은 지게차 축전지와는 다르다. 군 납품용 1차전지는 훨씬 인화성이 높고 유해한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패키징은 일반 소비자용보다 허술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리셀의 안건보건규칙 17조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392 북, 오물 풍선 이어 탄도미사일 10여발 동해로 쐈다 랭크뉴스 2024.05.30
40391 옛 여친 협박해 결국 사망…유명 BJ 항소심도 집행유예 랭크뉴스 2024.05.30
40390 성매매 단속 ‘나체 촬영’···“안 찍으면 단속 어렵다”는 재판장 랭크뉴스 2024.05.30
40389 화성 앞바다서 1.08m 크기 광어 낚여…"영물이라 여겨 방생" 랭크뉴스 2024.05.30
40388 UAE 대통령, 尹 대통령과 만찬 중 남산타워 보고 감탄한 사연은 랭크뉴스 2024.05.30
40387 유엔사 “오물풍선 정전협정 위반 조사”…김여정 “계속 보낸다” 랭크뉴스 2024.05.30
40386 “똘똘 뭉쳐 기호 2번에서 1번으로”···국민의힘 22대 첫 화두는 ‘단합’ 랭크뉴스 2024.05.30
40385 ‘김정은 머리 위 스텔스’ 역린 건드렸나… 北 연일 도발 랭크뉴스 2024.05.30
40384 노소영 재산분할·민희진 가처분 승자 로펌은? 랭크뉴스 2024.05.30
40383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이후 엇갈린 희비… “훌륭한 판결”VS“지나치게 편파적” 랭크뉴스 2024.05.30
40382 국회 1호 법안 ‘오픈런’…과거 1호 법안은 대부분 ‘폐기’ 랭크뉴스 2024.05.30
40381 "민희진, 배신이지만 배임은 아냐"... 법원, 하이브 해임권 인정 안해 랭크뉴스 2024.05.30
40380 중립금리 놓고 머리맞댄 석학들… “고령화·안전자산이 결정요인” 랭크뉴스 2024.05.30
40379 위성 쏘고 풍선 날리고 GPS 교란… 北 '회색지대 전략', 판치는 변칙도발 랭크뉴스 2024.05.30
40378 "군에 있는 아들 데려오고 싶다" 울분... '얼차려 사망 훈련병' 눈물의 영결식 랭크뉴스 2024.05.30
40377 경찰이 쏜 테이저건 4발, 자백 강요...인종차별로 얼룩진 6개월 랭크뉴스 2024.05.30
40376 민희진 ‘일단 판정승’… 法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인용 랭크뉴스 2024.05.30
40375 중국보다도 못해… 코스피 최근 한달 성적 G20 최하위 랭크뉴스 2024.05.30
40374 인천 삼목항서 실탄 27발 발견‥유출 경위 조사 중 랭크뉴스 2024.05.30
40373 법원 "최태원, 김희영 이혼에도 관여…도저히 이럴 수 없어" 랭크뉴스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