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리튬전지 공장 인명피해 왜 컸나
‘불산가스 발생’ 특성 탓 초동진화 난항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인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에서 일어난 불은 리튬 특성상 한번 불이 붙으면 끄기 어려운데다, 많은 양의 배터리가 쌓여 있어 대형 화재 참사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이 시작된 3동 건물 2층에서만 21명의 노동자가 주검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불이 난 건물에 있던 직원 가운데 1층 근무자는 모두 자력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포장하는 2층에서 일하던 노동자 가운데 21명은 출입구 쪽에서 갑자기 번진 불에 건물 남서쪽 구석방으로 피했다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1명은 화재 직후 2층에서 빠져나왔으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작업자들이 대피한 방이 밀폐형이었던 것도 희생을 키웠다. 작업자들이 밖으로 빠져나갈 방법도, 유독가스가 빠져나갈 통로도 없었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번지자 당황한 노동자들이 패닉에 빠졌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소방당국도 24일 저녁 브리핑에서 “폐회로텔레비전 화면을 확인해보니, 최초 배터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지 15초쯤 지나 불꽃이 일며 연쇄반응과 함께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다. 놀란 작업자들이 당황해서 불길의 반대쪽에 있는 방으로 몰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초기에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작업자 일부가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으나 진화에 실패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발화 원인과 관련해 소방당국은 자연 발화 가능성을 부인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에 불이 나려면 충격이나 열과 같은 외부 요인이 있어야 한다.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습기나 정전기 등에 의한 발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터리 공장 특성상 방지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터리 폭발 가능성이 있는데다, 불이 나면 다량의 불산 가스를 발생시키는 리튬전지 특성 탓에 내부 진입도 쉽지 않았다.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는 가로 30㎝, 세로 35㎝ 크기의 리튬전지 완제품 3만5천개가 보관 중이었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실질적으로 배터리가 스스로 다 타고 꺼졌다. 소방은 주변으로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막았다”고 했다.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등 일반적인 소방설비는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리튬전지 화재 진압에는 산소 공급을 막기 위해 모래 등으로 덮거나 물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6846 “미국이었으면 45억달러 소송감”…벤츠, 청라 전기차 화재 45억 인도적 기부 논란 랭크뉴스 2024.08.10
36845 尹대통령, MB와 부부동반 만찬회동 추진 랭크뉴스 2024.08.10
36844 대통령실, 韓 '김경수 복권 반대'에 "사면·복권은 대통령 권한" 랭크뉴스 2024.08.10
36843 'R의 공포' 과장이었나? 확 줄은 실업수당 청구, 관건은 이 지표 랭크뉴스 2024.08.10
36842 DJ 사저 매각 논란에… "국가유산 지정해야" 목소리 커진다 랭크뉴스 2024.08.10
36841 태안서 80대 열사병으로 사망…충남 온열질환자 총 115명 랭크뉴스 2024.08.10
36840 한동훈, '김경수 복권' 반대‥"민주주의 파괴 범죄 반성 안 해" 랭크뉴스 2024.08.10
36839 명성보다 실력…‘넘사벽’ 한국양궁 지탱한 힘이었다 랭크뉴스 2024.08.10
36838 “그래, 난 왼손잡이야” 차별 맞선 외침…우리 삶도 스펙트럼이니까 랭크뉴스 2024.08.10
36837 비즈니스석이 차 안으로…운전석보다 뒷좌석 시선가는 이 차 [주말車담] 랭크뉴스 2024.08.10
36836 3관왕 김우진 배출한 ‘44년 명문’ 옥천 이원초 양궁부 명맥 끊길라 랭크뉴스 2024.08.10
36835 BTS슈가는 “몰랐다”는데…공단 조사선 “알고 있다” 100% 랭크뉴스 2024.08.10
36834 "킁킁, 여기 빈대 있어요"…그 여행가방 열자 빈대 5마리 있었다 랭크뉴스 2024.08.10
36833 입주 시작한 도생에서 집단행동 나선 수분양자들… “미분양 할인은 차별” 랭크뉴스 2024.08.10
36832 "한동훈, 김경수 복권 반대" 랭크뉴스 2024.08.10
36831 연맹 경고받은 오혜리 코치 "선수 보호 위해 뭐든지 해야 했다" 랭크뉴스 2024.08.10
36830 낮 최고 35도, 오늘도 푹푹 찐다…내일까지 수도권·전북 등 소나기 랭크뉴스 2024.08.10
36829 '삼성 갤럭시' 글로벌 1위지만…'3대 아시아 시장'에선 힘 빠지네 랭크뉴스 2024.08.10
36828 서울 20일 연속 열대야…주말에도 폭염·소나기 계속 랭크뉴스 2024.08.10
36827 늙으면 왜, 대놓고 남의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볼까 랭크뉴스 2024.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