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 지도부 “조건 달지 말라” 선긋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법원장 같은 제3자의 특검 추천’을 뼈대로 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을 언급한 가운데,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이 법안을 의결해서 본회의에 올리면 여당과 함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안대로 수정안을 받아들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25일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제안이) 진정성이 있는지 좀 의심스럽다. 다만 그렇더라도 여당 내에 굉장히 유력한 당권주자가 그런 말씀한 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는 그게 문제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약 여당이 합의해 준다고 하면 받을 만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면서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수정안에 동의하는 이유로 “과거에도 (특검을 제3자가 추천하게 한) 이런 사례가 많다”면서 “민주당 안대로 본회의에서 의결돼서 정부에 회부돼서 거부권 행사하게 되면 이미 또다시 발의하려면 회기를 또 지나야 하고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통화기록이 말소되기 전에 특검이 빨리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필요성을 그리고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된다는 거,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거 이런 면에서 동의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제안에 선을 긋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나서서 해병대원(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전당대회 출마하면서 튀어보려고 던진 게 아니길 바란다. 조건 걸며 따지지 말고 지금 특검법 논의에 동참하고 동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