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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리튬전지공장 참사 희생자들]
사망자 22명 장례식장 5곳에 안치
훼손이 심해 성별 확인조차 어려워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공장에서 화재 현장에 장례식장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정다빈 기자


24일 오후 2시 경기 화성시 화성송산장례문화원.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망자 5명이 안치된 이곳에 유족들의 울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망자 22명 중 유일하게 신원이 특정된 한국인 노동자 김모(52)씨의 유족이었다. 불이 난 공장 건물 2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김씨는 가장 먼저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의 안내를 받고 시신을 확인한 김씨의 아내는 통곡하다 이내 주저 앉았다. 가족과 따로 떨어져 생활했다는 김씨는 세 남매의 아버지로, 막내는 아직 고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외에도 4명의 사망자가 이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으나, 이튿 날인 25일 오전까지도 빈소가 차려지지 못한 상태다. 시신이 불에 타 많이 훼손된 상태기 때문이다. 송산장례문화원 관계자는 “남은 옷가지, 골격, 머리카락 길이로 보아 성별만 가늠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저녁에는 한 중국인 남성이 “사촌 누나 두명의 생사 확인이 안 된다”며 충혈된 눈으로 장례식장을 찾기도 했다. 이 남성 역시 성별 외에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또다른 시신들이 안치된 화성장례식장, 유일병원 장례식장, 함백산추모공원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신원 확인이 안 된 탓에 빈소는 커녕 자리를 지키는 유족도, 문상객도 없이 적막만 가득했다. 시신 4구가 안치된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모든 시신이 성별도 알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탔다”며 “목걸이처럼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소품이라면 일단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선 혈액형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부검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시신의 신원을 식별해볼 예정이다. 다만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특정하는 데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노동자들의 명부가 함께 불타면서 정확한 피해자 확인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 22명 중 20명이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인 만큼, 유족에게 연락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2명, 중상자는 2명, 경상자 6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인 중국인 18명, 한국인 2명, 라오스인 1명, 미상 1명이다. 소방 당국은 현장 내부에 실종자 1명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날에도 인명 수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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