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GA 업계 ‘부당 승환’ 계약 만연
설계사, 판매 실적 높이려 유도
고객은 보장·혜택 더 줄어 위험
게티이미지뱅크

“보험 리모델링 해보실래요? 새로 보험 상품 나왔는데 기존 계약보다 훨씬 보장이 좋아요.”

보험 설계사 A씨는 B씨에게 사망보험금을 1000만원 늘려주겠다며 ‘보험 갈아타기’를 권했다. B씨는 기존의 종신보험을 해지해 해약환급금 2200만원을 받고 새로운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료 3500만원을 일시 납입했다. 사망보험금이 1000만원 증액됐지만 새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1300만원을 지급해 결과적으로 300만원 손해를 입었다.

이른바 보험 갈아타기로 불리는 ‘부당 승환’ 계약이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 승환은 기존 보험 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면서 새로운 계약을 맺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당 승환 금지 위반으로 과태료(총 5억2000만원) 처분을 받은 GA사는 10곳에 달했다. 업무정지(30~60일) 및 과태료(50만~3150만원) 부과 조치된 설계사도 110명이나 됐다. 보험업법 제97조 제3항에 따르면 신계약 체결 전후 6개월(또는 1개월) 이내 소멸된 기존 보험 계약이 존재하는 경우 이를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GA 보험설계사 C씨는 1년 5개월 동안 같은 회사 설계사들과 함께 ‘부당 승환’ 계약으로 무려 85건의 신규 계약을 이끌어 냈다. 보험업법상 불법이지만, C씨 등은 이 같은 방법으로 판매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C씨는 기존 보험 계약과 신규 계약의 중요 사항을 비교 안내하지도 않았고, 고객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다.

판매 수수료가 중요한 설계사는 수수료를 높이기 위해 고객에게 보험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GA가 대형화하고 경쟁이 격화하면서 하나의 영업 수단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최근엔 설계사 스카우트 과정에서 지급되는 억 단위의 과도한 정착지원금이 부당 승환 계약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직하면서 많은 돈을 받은 만큼 요구되는 신계약 목표실적도 늘어난다. 실적 부담도 함께 늘면서 부당 승환을 유도하게 된다는 뜻이다.

부당 승환의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으로 돌아간다. 고객은 기존 보험계약을 해약하면서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계약 때 연령이 높아진 만큼 보험료가 상승해 금전적 손실을 입을 확률도 높다. 또 신계약 체결 시 면책 기간(암보험 가입 시 90일 후부터 보장 등)이 다시 적용되므로 한동안 보장이 단절되는 위험에도 노출된다.

금감원은 부당 승환 피해를 막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설계사 개인 위주의 제재를 GA 등 기관까지 넓히고, 과태료 처분을 넘어서 영업정지나 GA 등록 취소까지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로 떠오른 설계사 정착지원금과 관련해서는 업계 자율 모범규준을 마련해 정착지원금 지급에 대한 GA 내부통제 강화, 합리적인 지급 수준 운영 등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6513 검찰, '넥슨 집게손 신상털이' 재수사 요청…"수치심 유발" 랭크뉴스 2024.08.09
36512 '1인당 1음료 주문' 요구하자 음료 쏟아… 중화권 진상 손님, '손가락 욕'까지 랭크뉴스 2024.08.09
36511 韓선수에 패배한 北유도선수 "은메달 땄다고 탄광 끌려갔다" 랭크뉴스 2024.08.09
36510 '불법 선거운동' 대부분 '무죄' 김어준, 형사보상금 709만 원 받는다 랭크뉴스 2024.08.09
36509 "점수보다 더 중요한 건…" 다이빙 '0점' 받은 美선수에 박수갈채 쏟아진 사연 랭크뉴스 2024.08.09
36508 연쇄살인범 유영철 잡은 '추격자' 주인공, 마약 매매 혐의 체포 랭크뉴스 2024.08.09
36507 기세 탔는데 관중석서 '번쩍'‥중국전서 또? 선수들 항의 랭크뉴스 2024.08.09
36506 [단독] 티메프 자율구조조정 적신호…채권단협의체 대표 자리 ‘공석’ 랭크뉴스 2024.08.09
36505 北방철미, 시상식 내내 굳어있더니…임애지 이 말에 처음 웃었다 [김성룡의 포토 Paris!] 랭크뉴스 2024.08.09
36504 서울시, 법무부에 필리핀 가사관리사 '최저임금 적용 제외' 건의 랭크뉴스 2024.08.09
36503 "美경찰, 한인여성에 총 쏜 뒤 욕설…그도 실수란 걸 알았다" 랭크뉴스 2024.08.09
36502 유상임, 병역 해명하다 드러난 아들의 마리화나 흡입…야당 “자진사퇴해야” 랭크뉴스 2024.08.09
36501 ‘금융권 최대 규모’ 3000억원 횡령한 BNK경남은행 간부, 1심 징역 35년 랭크뉴스 2024.08.09
36500 日, 100년 만의 대지진 오나…공포 확산 랭크뉴스 2024.08.09
36499 '김동연 격노 그 이유는' 영상에…안희정 前비서 "강한 기시감 느껴" 랭크뉴스 2024.08.09
36498 해리스 VS 트럼프...9월 10일 첫 TV토론 확정 랭크뉴스 2024.08.09
36497 '3천억대 횡령' 경남은행 전 간부 징역 35년…"죄질 극히 불량" 랭크뉴스 2024.08.09
36496 김문수, 페이스북 게시글 비공개…“극우·반노동 흔적 지우기” 랭크뉴스 2024.08.09
36495 에코비트 매각 본입찰 3파전으로…칼라일·케펠·IMM 참전[시그널] 랭크뉴스 2024.08.09
36494 서울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 90% 넘으면 출입 제한 랭크뉴스 2024.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