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수익 3조7천억 중 2조원 내달 집행…헝가리 거부권 '우회' 타결


EU 깃발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달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개시한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4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동결자산 수익 1차 집행분 14억 유로(약 2조원)를 사용하기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합의에 따라 내달 중 이 돈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실제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집행분을 활용할 회원국은 독일, 체코로 선정됐다고 dpa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두 나라는 이 돈으로 우크라이나에 보낼 탄약이나 대공 방어체계 등 무기를 직접 구매할 예정이다. 또 1차 집행분 전체의 25% 정도는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제품을 사는 데 활용된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이후 동결자산 수익이 실제 활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8일 EU가 제재로 역내에 묶인 러시아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창출된 연간 25억 유로(3조 7천억원) 규모의 '횡재 수익'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5억 유로 가운데 1차 집행분을 제외한 나머지 돈도 연말께 승인될 것이라고 보렐 고위대표는 설명했다.

당초 EU 안팎에서는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 활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집행은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친러 성향 회원국인 헝가리가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며 EU 차원의 각종 군사 지원 이행에 계속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EU 외교장관들은 이날 합의 도출 과정에서 헝가리 거부권을 사실상 '우회'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법적으로 한 회원국(헝가리)은 러시아 동결자산 활용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돈을 어떤 목적으로 할당할지 결정하는 데에도 참여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 활용 합의 당시 헝가리가 '기권'한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은 EU 각국 예산이나 납세자들의 돈과 전혀 무관하기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EU는 판단하고 있다.

헝가리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씨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EU 규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으로 헝가리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이는 명백한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동결자산 수익 활용과 별개로 EU가 일찌감치 합의한 약 60억 유로(8조 9천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기금은 헝가리 반대로 여전히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 돈의 경우 헝가리가 반대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당분간 계속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EU의 집행 결정은 지난 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G7 및 EU 간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68조9750억원) 규모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기도 하다.

EU는 1차 집행분을 시작으로 일단 1년 치 수익을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되, 실제 G7 차원의 대출 집행이 시작되면 그에 맞춰 역내 동결자산 수익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U와 G7이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은 2천800억 달러(약 381조 5천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묶여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266 盧 '비전 2030'은 왜 소멸했나… '흔적 지우기'에 사라진 장기 비전[창간기획: 초당적 '30년 전략' 짜자] 랭크뉴스 2024.07.04
38265 경영계 빠진 '반쪽' 최저임금위 회의…본격 협상은 내주 돼야 랭크뉴스 2024.07.04
38264 [단독] 금융위원장 김병환, 환경부장관 김완섭 내정…오늘 발표 랭크뉴스 2024.07.04
38263 오늘 아산병원 진료 축소…환자 1천명 모여 "휴진 철회" 외친다 랭크뉴스 2024.07.04
38262 이스라엘 "하마스로부터 새 휴전안 받아 검토 중" 랭크뉴스 2024.07.04
38261 트럼프, 토론뒤 지지율 격차 더벌려…바이든, 사퇴압박 더커질듯(종합) 랭크뉴스 2024.07.04
38260 5.7억 주면 풀어준다더니 '살해'…'이 나라' 무서워서 여행도 못 가겠네 랭크뉴스 2024.07.04
38259 튀르키예 6월 물가상승률 71.6%…8개월 만에 둔화 랭크뉴스 2024.07.04
38258 에어컨 없는 올림픽이라더니 결국…부자 나라는 자비로 에어컨 설치…한국은? 랭크뉴스 2024.07.04
38257 국화꽃 손에 쥔 김건희 여사, 시청역 역주행 사고현장 찾았다 랭크뉴스 2024.07.04
38256 '2년마다 재시험' '의사 진단서 필수'…외국의 도로 위 고령 운전자들은? 랭크뉴스 2024.07.04
38255 다시 만난 시진핑·푸틴 "우크라 해결 노력" "외부 간섭 반대"(종합) 랭크뉴스 2024.07.04
38254 "홀어머니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요"…러시아군 포로의 눈물겨운 증언 랭크뉴스 2024.07.04
38253 국화꽃 손에 쥔 채…김건희 여사, 시청역 사고현장 찾았다 랭크뉴스 2024.07.04
38252 시청 역주행 현장에 급발진 증거 ‘스키드 마크’ 없었다 랭크뉴스 2024.07.04
38251 “촉법인데 어떡해요…” 폭력 학생 방치한 전주 중학교 랭크뉴스 2024.07.04
38250 김건희 여사, 늦은 밤 시청역 참사 현장 찾아 조문 랭크뉴스 2024.07.04
38249 마트서 쓰러진 50대 남성 구하고 사라진 여성…정체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4.07.04
38248 국화꽃 손에 쥔 채…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찾은 김건희 여사 랭크뉴스 2024.07.04
38247 EU, 온라인 저가상품에 관세 부과 추진···“중국 알리·테무·쉬인 겨냥” 랭크뉴스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