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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조~8.5조원 전망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 톡톡… 호황기 수준 실적 회복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 둔화… “HBM에 승패 달렸다”

삼성전자의 12나노급 D램./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올 2분기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올 하반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다.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 실적에 따라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8조원에서 8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조원 수준으로 반도체 시장 회복에 따른 수혜가 전망되지만, 비메모리 부문에서 1조~2조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다수 증권사의 분석이다.

올해 들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호황기에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로 인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히 올라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호황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반도체의 경우 2분기부터 일반 서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반도체의 실적 레버리지 효과는 2025년으로 갈수록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은 지난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4분기까지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업계 전반에 걸친 수요 부진으로 감산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감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손실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4조~5조원가량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한해 누적 영업손실이 14조88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고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업황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2분기에는 완전히 정상 궤도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이 이뤄질 경우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4000억원, 매출액은 73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민희 연구원은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더욱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이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아이패드 생산 돌입과 점유율 상승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AI 서버 인프라 투자 붐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특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HBM 큰 손인 엔비디아에 최신 제품인 HBM3E를 납품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3분기 내에 엔비디아 인증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HBM3 역시 엔비디아 인증이 수개월 미뤄진 전력이 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3, HBM3E 등 시장의 주력 제품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달 초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 모두 우리에게 HBM을 제공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악화와 고객사들의 (메모리 반도체) 보유 재고가 이미 높은 수준이며 현물가격이 정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적어 보인다”며 “관건은 삼성전자가 HBM3E 매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가, 그리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현재 TSMC가 독점하고 있는 AI 칩 수주에 성공할 수 있는 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HBM 품질 승인은 시간의 문제일 뿐 방향성 측면에서 3분기 이후 HBM 공급 가시성은 뚜렷하다”며 “하반기부터 범용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커지며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eSSD) 수요 증가에 따른 낸드 흑자 폭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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