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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2명이 숨졌는데, 이 가운데 외국인이 20명이다. 이날 오후 늦게 화재 현장에 도착한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들은 시신도 찾기 어려운 상태라며 황망해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불에 타면서 시신 훼손이 심해 누군지 알아낼 수 없어 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데, 대조할 DNA를 제공할 부모나 자녀가 해외에 살고 있어서다.

이날 오후 9시쯤 아리셀 공장 앞으로 외국인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나타났다. 중년 여성 1명은 소리 내어 울고 있었고, 중년 남성은 가슴을 퍽퍽 쳐댔다. 중년 여성은 공장 지붕이 불에 탄 광경을 보자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쓰러졌고, 곁에 있던 젊은 여성이 부축했다. 중년 남성 A씨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이제 어떡하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잖아, (안치된 영안실이 있는) 병원도 몰라” 등의 말을 하며 발을 굴렀다.

이들은 아리셀 사무실로 들어갔다가 30분쯤 뒤 나왔다. 한국에 온 지 15년째라는 A씨는 현장에서 취재진들에게 “처남댁을 확인하러 왔다. 사망자 명단에는 있는데 신원확인이 안 된다. DNA 검사도 중국인이라서 어렵다고 한다. 아들이 중국에서 와야 하나”라고 했다.

유족과 경찰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족이 관할 경찰서로부터 DNA 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동하려 했지만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는 상태였다. 유족 측 한 남성이 공장 앞에서 경찰에게 “이송을 도와줄 수 없느냐”라고 하자, 경찰은 어딘가와 전화 통화를 한 뒤 “여력이 안 된다”라고 했다.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과 구급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망자 22명 중 불이 난 오전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숨진 사망자 1명을 제외한 21명은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시신은) 남성, 여성 정도만 구별 가능한 정도”라며 “(사망자) 인적사항을 파악하려면 DNA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방당국이 현재까지 확인한 사상자는 30명이다. 이 중 22명이 사망했고, 중상 2명, 경상 6명이다. 사망한 22명 중 한국인은 2명, 외국인은 20명이다. 외국인 사망자 국적은 중국 18명, 라오스 1명, 미상 1명이다. 회사 측의 연략이 닿지 않아 소방당국이 수색하고 있는 실종자 1명도 외국인이다. 실종자의 휴대전화를 위치추적한 결과 다른 사망자처럼 불이 날 때 공장 안에 있다가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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