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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구조 모르는 일용직…밀폐공간 대피한 것도 희생 키워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제조공장 화재 당시 작업자들은 처음 불이 났을 때 소화기를 이용해 직접 불을 끄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희생된 작업자들 대다수가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라 공장 구조에 익숙지 않았던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성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24일 저녁 8시 현장 브리핑에서 “작업자들이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하다가 소화기를 가져와 끄려고 시도했는데 리튬 (배터리)이다 보니 소화 능력이 없었던 것 같다. 화재 현장에서 발화된 원인을 폐회로텔레비전으로 봤더니 배터리 부분에서 작은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급격히 발화해서 작업실 공간 전체를 뒤덮는데 15초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연기가 치솟는 공장 건물. 연합뉴스

불을 끄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쇄 폭발이 일어나자, 작업자들은 탈출구가 없는 출입문 반대방향의 밀폐공간으로 대피했다. 조 본부장은 “(소화 작업을 해도) 불이 꺼지지 않고 연기가 많이 발생하니 놀라서 출입구가 없는 쪽으로 대피했다. 대피를 반대편으로 했으면 지금 생각으로는 인명 피해가 많이 줄었을 것”이라며 “문이 없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에 흡입했고 뒤이어 불이 커져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였던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 본부장은 “피해를 본 이들은 정규직 직원이 아니고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아서 쓰는 일용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도 인명피해가 늘어난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난 화재로 6명의 사상자와 23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일어난 곳과 유사한 리튬 사업장은 경기도에만 86곳이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리튬만 아니라 고위험 산업 배터리나 반도체 등 고위험 사업장을 점검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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