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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화성 전곡해양산업단지 소재 리튬 일차전지 생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22명이 숨졌다. 화마(火魔)에 휩쓸린 2명은 크게 다쳤고, 경상자는 6명이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1명에 대해서도 소방당국은 행방을 확인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화염과 함께 검은 먹구름이 치솟고 있다. 이 화재로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외국인 노동자 20명을 포함 22명이 숨지고 8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뉴스1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1분쯤 서신면 전곡리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하는 아리셀 공장에서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3동 2층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앞서 3동 2층에서 심정지 상태의 남성 A씨를 발견했으나 그는 끝내 숨졌다. 소방당국의 진화·수색 작업이 진행됐고, 실종자들이 차례로 수습되면서 사망자는 오후 6시30분 기준 A씨 포함 총 22명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22명의 국적에 대해 외국인 20명, 한국인 2명으로 파악했다. 외국인 20명 중 중국 국적이 18명, 라오스 국적이 1명, 아직 국적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사람이 1명이다.

수색 과정에서 적잖은 사망자가 불에 탄 상태로 발견됐다고 한다. 소방 관계자는 “(불이 난) 2층에서 사망자들이 발견됐고,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며 “구조대원들이 내부에 진입했을 때 (사망자들이) 우측에서 많이 발견됐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계단이 2곳 있었는데, 문이 잠겨있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1명에 대해서도 수색 중이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연락이 안 되는지 건물 내부에 있는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터리 셀 하나서 폭발적으로 연소”


소방당국은 불이 난 3동 2층이 1185㎡(약 350평) 규모로 파악했다. 이곳엔 가로 30㎝·세로 45㎝ 등 여러 크기의 원통형 리튬 배터리 3만5000개가 보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이 배터리 중 1개에서 연소 반응이 일어나면서 불이 났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2층에서 대피했던 관계자에 의하면 (리튬)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시작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층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났다는 등의 목격자 진술을 확인하고 있다. 불이 났을 당시 3동 건물에는 70명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불로 현재까지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장 내부에 다수 인원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돼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뉴스1
정근영 디자이너



현장 아비규환…“원자폭탄 터지는 줄”
목격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사고 현장 바로 옆 다른 공장에서 일하는 50대 여성은 “꽝꽝 터지는 소리가 1시간은 넘게 들렸다”며 “불이 난 공장 안에서 불꽃이 휘날리는 것을 봤고, 50~60명의 전 직원이 급하게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불이 나자 2층에서 사람 2명이 1층 지붕 위로 뛰어내리는 걸 보고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목격자들 모두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원자폭탄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며 사고 당시 들렸던 굉음을 표현했다. 스리랑카 국적 근로자 라히르(24)도 “전날 야근을 하고 숙소에서 쉬던 중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려 창밖을 내다보니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며 “큰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무언가 날아왔다”며 검게 탄 쇳조각을 들여 보였다.

24일 경기 화성 리튬 완제품 생산 공장에서 불이 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인근에 있던 목격자 스리랑카 출신 라히르(24)씨가 화재 당시 날아온 쇳조각을 들여보이고 있다. 손성배 기자


진화 어려운 리튬 화재에 소방당국 총력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직후인 오전 10시40분 관할 소방인력과 장비가 모두 투입되는 대응 1단계에 이어 54분쯤엔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했다. 소방관 등 인원 159명과 펌프차 등 장비 68대를 동원하는 등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초기 진화 작업에선 애를 먹었다.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되는 리튬의 특성상 물이나 일반적인 소화 약제만으로는 화재 진압이 어렵고, 혹시 모를 폭발 가능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후 3시10분쯤에서야 큰불이 잡혔고,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정근영 디자이너


尹 “가용 인력·장비 총동원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사고에 대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 및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가동 중이다.

수사도 진행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13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구조 및 현장 복구 지원과 DNA 긴급감정 등 사상자 신원 확인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리고,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구체적인 상황이 어느 정도 확인이 되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도 살필 예정이다.
신재민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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