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경찰에 출석했다.

최 목사는 올해 3월 경기 여주 한 강연회에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김 여사를 함께 언급하며 이 의원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이 의원 측은 최 목사 발언을 확인한 뒤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목사는 22대 총선을 앞둔 올해 2월 경기 양평군에서 열린 한 강좌에서 여주·양평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과 관련해 “최재관은 반드시 일을 시행하라”며 특정 후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현직 목사가 지위를 이용해 교회 내에서 선거운동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경기남부경찰청 종합민원실 앞에 선 최 목사는 이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발언을 강연회에서 한 것에 대해 먼저 해명했다. 그는 “관련 내용을 제보받아 공공의 영역에서 발언을 잠시 한 것”이라며 “발언의 방점은 이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니라 김 여사에 대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철규 의원이 ‘디올백’ 사건과 무관한 혐의로 절 엮은 것은 큰 실수”라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변호한다고 이런 일을 자꾸 벌이시는데 오히려 김 여사에게 누가 되고 더 많은 혐의점을 국민들에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을 앞두고 특정후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김 여사의 고향이 양평인 만큼, 양평 지역에서 수십 년을 산 후보에게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을 집요하게 파헤칠 적임자라고 말한 것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목사 직무 관련성은 제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신도에게 누구를 찍어라 말아라 하는 것이 문제”라며 “저는 일반 강연장에서 발언한 것으로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경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최 목사는 “충실히 임하겠다"면서도 "그와 별개로 김 여사가 수수한 뇌물성 선물들에 대해서도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고 관련 영상을 몰래 촬영한 뒤 건조물침입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서초경찰서에서 각각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도 김 여사에게 선물을 건네고 부정한 청탁 등을 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로 고발된 최 목사를 조사하고 있다.

한국일보

이종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