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일부, 4~11일 수집한 오물풍선 내용물 분석
국산 넥타이·청바지 심하게 훼손, 대남 적대감 표출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도…“북 주민 불만 반영”
인천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 인천소방본부 제공


북한이 한국에 날려보낸 오물풍선에는 심하게 훼손된 대북 지원 물품, 낡은 생필품 쓰레기 등이 담겨있었다고 통일부가 24일 밝혔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우상화 문건 표지도 발견돼 북한 주민들의 북한 당국에 대한 반감이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70여 개에 담긴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에는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 담겨있었다고 통일부가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통일부에 따르면 대남풍선 내용물은 일반 쓰레기보다는 폐종이·비닐·자투리천 등이 일정한 크기로 잘라진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였다. 대남 살포를 위해 급하게 잘라낸 것으로 보인다. 페트병은 라벨과 병뚜껑이 제거돼있었는데 상품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북지원 물품을 훼손한 천 조각 등이 북한 살포 오물풍선에 담겨있었다고 통일부는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훼손된 대북 지원 물품도 대남풍선에 담겨 살포됐다. 대북 지원을 해온 국내 한 의류업체의 브랜드가 적힌 천 조각이 다량 발견됐다. 같은 업체 계열사 브랜드의 넥타이와 청자켓은 가위나 칼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한국산 물품에 대한 반감과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해당 업체는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민간단체 등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 표지가 북한의 오물풍선에 담겨있었다고 통일부는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북한 지도자들을 우상화하는 문건의 표지들이 풍선에 담겨 살포됐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가 적힌 종잇조각이 발견됐는데 노동당 총비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한다. 북한 형법은 수령의 교시가 담긴 문건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다.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를 우상화하기 위해 선대 지우기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김 위원장을 지칭하는 문건까지 버려진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는 일반 주민들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긴급한 행정력 동원에 따른 결과, 북한 주민들의 오물 살포에 대한 반감과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날려보낸 대남풍선에는 북한주민의 심각한 생활난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가 다수 담겨있었다고 통일부는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도 발견됐다. 수차례 기워 신은 흔적이 있는 양말, 옷감을 덧댄 장갑과 마스크, 구멍난 유아용 방지·양말 등이다.

북한이 대남 살포한 오물풍선에는 해외 유명 상표·애니매이션 캐릭터 무단 도용해 만든 모조품이 담겨있었다고 통일부가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곰돌이 푸·미키마우스·헬로키티 등 해외 유명 상표와 애니메이션을 무단 복제한 의류도 포함돼있었다. 스키니진처럼 북한 당국이 반사회주의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는 품목도 훼손된 상태로 오물풍선에 담겨있었다.

대남풍선에 담긴 토양에서는 기생충이 다수 발견됐다. 토양에서는 사람 유전자도 발견돼 기생충들이 인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토양매개성 기생충은 화학 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고 사람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보건환경 후진국에서 주로 식별된다.

통일부는 다만 이번에 살포된 토양은 소량이라며 오물풍선 살포로 인한 국내 토지 오염, 감염병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오물풍선에 담아 살포한 토양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통일부는 24일 밝혔다. 통일부 제공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4차례 오물풍선을 살포한 북한은 지난 2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재살포를 예고한 상태다. 군 당국은 이날부터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풍과 북서풍이 예보돼있다며 북한군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28 이숙연 ‘쪼개기 증여’ 사과…“시세차익 주식 기부” 랭크뉴스 2024.07.25
12727 네팔서 여객기 추락…"조종사 외 전원 사망" 랭크뉴스 2024.07.25
12726 캐나다 중앙은행 두번째 기준금리 인하…연 4.5%로 내려 랭크뉴스 2024.07.25
12725 이원석 “법무장관, 용산·중앙지검 들며 총장은 관여 말라 해” 랭크뉴스 2024.07.25
12724 양희은 “‘아침 이슬’ 처음 듣고 감동…찢어진 악보 붙여 목청껏 불러” 랭크뉴스 2024.07.25
12723 트럼프의 ‘토론 자신감’…해리스에도 “한판 붙자” 랭크뉴스 2024.07.25
12722 美 나스닥 장중 2.7%↓…테슬라, 실적실망에 10%대 급락세 랭크뉴스 2024.07.25
12721 법사위 ‘한동훈특검법’ 상정… 與 “이게 당대표 축하 인사냐” 랭크뉴스 2024.07.25
12720 "내가 네 엄마란다"…등하굣길 초등생들 유괴하려던 중년 여성 결국 랭크뉴스 2024.07.25
12719 지난 일요일(21일), 지구촌 10만년 만에 가장 더웠다 랭크뉴스 2024.07.25
12718 美, 북한 미사일 개발 지원한 중국 기업 ·중국인 제재 랭크뉴스 2024.07.25
12717 북한 오물풍선, 대통령실 앞마당에도 떨어졌다 랭크뉴스 2024.07.25
12716 트럼프, '머스크 때문에 전기차 비판 수위 조절' 보도 반박 랭크뉴스 2024.07.25
12715 ‘아기 울음소리’ 더 커졌다… 혼인도 출산도 두 달 연속 증가 랭크뉴스 2024.07.25
12714 체코 총리 만난 대통령 특사단 “핫라인 개설 등 원전 협력 강화” 랭크뉴스 2024.07.25
12713 자유로에서 ‘잠깐의 자유’ 누린 말…사고 없이 사육장으로 돌아갔다 랭크뉴스 2024.07.25
12712 "죄스러워 펑펑 울었다"…정산지연 사태 위메프 직원 심경 토로 랭크뉴스 2024.07.25
12711 독일 총리 “해리스 당선 가능성 매우 높아” 랭크뉴스 2024.07.25
12710 상어가 코카인에 취했다…마약으로 오염된 브라질 바다 랭크뉴스 2024.07.25
12709 이진숙 "난 치킨 안 먹는다"…법카 유용 의혹 결국 현장 검증키로 랭크뉴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