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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눈물콧물 요양보호사 24시 '요양원'은 흔히 죽기 전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실 때나, 본인이 요양원에 가야 할 때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생의 끝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으니까요.

무겁고 암울할 것만 같은 요양원에도 반짝이는 삶이 있습니다. 식사를 거부하던 어르신이 입맛을 되찾은 순간이나, 소변줄을 차고 들어온 어르신이 걸어서 요양원을 나가는 순간들 말이죠. 물론 죽음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 끝을 함께하는 요양보호사가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요양원에선 매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은주 작가가 진솔하게 써 내려 간 요양원의 24시간을 공개합니다. 이 작가는 일본 문학 번역가로 일하다 8년 전 할머니의 죽음을 지켜보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요. 그의 섬세한 관찰과 따뜻한 시선을 통해 행복한 삶, 존엄한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돌봄'을 받고 싶은가요?

가족·친지를 직접 돌보고 있거나 요양원에 모신 분들께 이 시리즈가 도움 되길 바라며,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눈물콧물 요양보호사 24시’(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3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죽음의 요양원, 걸어나갔다…소변줄 할머니 ‘고추장 기적’
김은숙 어르신(가명·79)에겐 꿈이 있었다. 마음대로 시장에 가고 친구들과 막걸리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는 꿈.
일러스트=이유미 디자이너
어르신은 휠체어를 타고 요양원에 입소했다. 요양원에 처음 오면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김은숙 어르신은 유난히 적응을 못 했다. 소변줄을 하고 있었는데 세상을 다 산 사람처럼 무기력했다. 식사도 거부하고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이었다.

어르신에겐 딸이 있었다. 하지만 딸의 얼굴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생계 때문에 지방 출장이 잦아 사실상 혼자 생활했다. 건강한 편이었지만 요실금에 걸린 뒤로는 집에서만 생활하며 방문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혼자 있다 보니 끼니도 자주 거르게 됐다.

한번 기력이 쇠하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게 노년이다. 어르신의 얼굴에 죽음이 드리우고 있었다.

어르신의 고독했을 하루가 딱해서 눈물이 나왔다. 나는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어르신의 회복에 온 힘을 기울여보기로 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6개월 후 기적같이 퇴소한 어르신의 이야기, 더중앙플러스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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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7484

# “쫄딱 망했어…나 좀 사랑해줘” 치매 노모 왜 하필 그날로 갔나
이은주 요양보호사의 어머니(78)도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았다.

명석하고 총명하던 어머니는 달라지고 있었다. 특히 어머니의 밤은 늘 혼란스러웠다. “쫄딱 망했어….” 갑자기 깊은 탄식이 이어졌다. 오늘 밤은 1997년, 그 엄혹한 시절로 돌아갔다.

IMF 때 망한 것이 어머니의 평생의 아픔이었다. 그녀는 모든 걸 잃었다. 쌓아 온 경력, 재산, 신용, 친구들, 형제들. 가엾은 사람. 쓸쓸하지 않도록 엄마의 무의식에 개입해 본다. 엄마를 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아니야, 쫄딱 망한 거. 내가 다시 찾아왔어.”
“안 망했어? 쫄딱 망한 줄 알았더니, 안 망했다고? 아하하하!”
일러스트=이유미 디자이너
나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엄마가 돼 본다. 엄마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무엇을 듣고 있을까.

치매 부모와는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이은주 요양보호사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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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5870

#“119 불러줘” 할머니의 직감…수양딸은 임종 자격 없었다
“안 될 것 같아, 119를 불러줘요.”
밤 기저귀를 갈려는 나를 올려다보며 김소정(가명·74) 어르신이 말했다.

벌써 한 달째 기저귀를 갈 때마다 검은 변이 보였다. 어르신은 말기 암이었다. 더 이상 치료를 원치 않아 석 달 전 요양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옮긴 상태였다. 어르신은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자신이 떠날 순간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는 독거노인이었다. 찾는 사람이라곤 이전 병원에서 그를 돌봤던 요양보호사뿐이었다. 기댈 곳 없던 어르신은 그 보호사를 '딸'이라고 불렀다. '딸'은 종종 순대나 치킨을 사 왔다.

하지만 수양딸에겐 임종의 자격이 없었다. 유품을 정리하는 것은 요양보호사의 몫이 됐다. 대부분 쓰레기봉투로 들어갔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물건도 있었다.

일러스트=이유미 디자이너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이 자녀들에게 후회와 통한의 눈물로 남곤 한다. 요양보호사에게도 돌보던 어르신이 돌아가시는 것만큼 슬픈 일이 없다고 한다. 존엄하게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잘 보내드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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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105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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