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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인근 바다 조사 뒤 ‘유효선량 기준치 이하’ 발표
지난달 안전 설비 미작동 등 연이어 문제 불거져
경북 경주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주 양남면에 있는 핵발전소인 월성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있던 저장수가 바다로 누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급히 원전 내외부 해수를 분석해 인체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을 나타내는 ‘유효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밝혔지만, 국내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가 바다로 바로 흘러가는 사고가 발생한 건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달 안전 설비 미작동 문제 등 월성 4호기에서만 최근 연달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원안위가 밝힌 내용을 보면, 저장수 누설은 이날 새벽 4시34분께 확인됐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수위가 줄어든 것인데, 한국수력원자력은 확인 직후 관련 밸브를 잠가 추가 누설을 차단했다. 한수원이 추정한 누설 저장수의 양은 2.3톤(전체 2500톤)으로, 유효선량은 연간 0.000000555마이크로시버트(mSv, 일반인 선량한도는 연간 1mSv)다. 원안위는 한수원의 보고 직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전문가를 파견해 정확한 누설량과 누설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원안위는 일단 저장수를 냉각시키는 열교환기에서 누설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 중이다.

원안위는 22일 밤 9시께 “원전 내부 배수구와 원전 외부 읍천항, 죽전항, 봉길해수욕장 4곳에서 채취한 바닷물을 분석한 결과 세슘-137의 농도가 검출 하한치인 리터당 2.88~3.02베크렐(Bq) 이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포항과 울산 해역에서 세슘-137에 대한 실시간 방사능 측정을 했지만 특이사항이 없었다. 정밀분석을 진행 중이며, 결과가 마무리 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누설된 저장수는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에서 방출되는 높은 열을 식히고 방사선을 차폐하기 위해 쓰는 물이다.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를 식히기 위해 바다에서 끌어다 쓰고 다시 원전 외부로 배출하는 냉각수와 달리, 사용후핵연료와 직접 접촉이 이뤄지기에 저장수 관리는 중요한 문제로 다뤄져 왔다. 2019년 월성원전 부지 내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되면서 2년에 걸친 장기조사가 이뤄졌는데, 이때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방수 시설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배관에서 저장수가 누설되면 바로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라며 “이번처럼 저장수가 바로 바다로 누설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장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는 기본적으로 (핵연료와의 직접 접촉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이 계속 생성되는 물이고 농도가 옅다고 괜찮은 게 아니라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간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논란 때 현안소통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한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도 “(2019년 월성원전 부지 방사성 물질 검출 조사) 당시에도 물이 증발하는 양과 줄어드는 양, 보충하는 양 등이 정확하지 않는 등 수조 수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다. (최근 안전 설비 미작동 시 보고 누락 등의 상황을 보면) 한수원의 그런 관리 방식과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지어진 월성 4호기(설계수명 2029년)는 지난 4월20일부터 가동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 중이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원전은 20개월 이내 주기로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받는다. 월성 4호기에선 앞서 지난달에도 안전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원안위 조사가 이뤄졌다. 안전설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안전모선’의 전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는데도 자동으로 동작해야 할 기기냉각수펌프 같은 안전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인데, 문제는 한수원이 이 문제를 원안위에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안위는 지난 1일 제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도적으로 숨긴 것인지 아니면 단순실수인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수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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