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방'은 없었던 채 상병 청문회 
증인들 '모르쇠' 적반하장 태도 
野 "오히려 특검 필요성 입증"
與 뒤늦게 독주 청문회 때리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청문회 숨은 공신은 국민의힘이었다. 불참으로 협조해줘 감사하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는 야당의 독무대였다. 국민의힘 의원들 불참이 오히려 민주당의 기세를 한껏 북돋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심 증인들의 '기억이 안 난다'는 등의 적반하장 태도는 특검법 추진에 명분을 잔뜩 실어줬다. 민주당은 여론전에서 완전히 승세를 굳혔다는 판단에 따라,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7월 4일까지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장장 10시간에 걸쳐 진행됐던 채 상병 청문회는 전체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기 어려웠다. 일부 위원들의 맥 빠지는 질문과, 통상의 고압적 태도가 이전 '맹탕 청문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VIP 격노설과 수사 외압설을 규명할 '키맨'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답변을 회피하는 통에 새로운 '한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민주당은 '흐뭇한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 행태 자체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으며, 특검 여론을 환기시켰다고 봤기 때문이다. 청문회 막바지 VIP 격노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안보상 이유로 답할 수 없다"고 말하거나, 박성재 법무장관이 채 상병 특검 반대 이유를 설파하다 갑자기 줄행랑을 친 대목에서 "오히려 생큐"(민주당 관계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민들이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청문회마저 대놓고 무시하는 상황에서, 강제 수사 필요성을 방증해줬다는 평가다.

원구성에 반발해 국회를 보이콧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민주당에 '실보단 득'이었다. 보통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서지만, 이번 청문회에선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대통령 외압설에 대해 그 누구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국민적 의구심만 더욱 증폭시켰다고 보고 있다. 반면 외압에 힘들어하는 실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공개되면서 특검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기세를 밀고 나갈 방침이다. 청문회에서 입증된 특검 명분을 동력 삼아 특검법 통과에도 고삐를 당기겠다는 것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수사 외압 의혹 핵심 관계자들이 증인선서와 답변을 거부한 것은 '죄를 자백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과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뒤늦게 장외 여론전에 나서고 있지만, 판세를 뒤엎기엔 역부족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3일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정청래 법사위'가 증인을 강제퇴장시키고, 협박 조롱 등을 일삼았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경고 조치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초딩처럼 이르지 말고 (국회에 나와) 직접 말하라"(정청래 법사위원장), "국민의힘에게 법사위에 들어오지 말라고 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강유정 원내대변인)는 등 민주당으로부터 면박만 당하고 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649 참사 석달 전 “아리셀 3동 위험”…소방당국 경고 있었다 랭크뉴스 2024.06.26
39648 [단독] 채 상병 사건기록 이첩-회수 두고 분주했던 대통령실 랭크뉴스 2024.06.26
39647 목 확 꺾인 ‘링컨 조형물’…美덮친 ‘최강 폭염’ 얼마나 뜨겁길래 랭크뉴스 2024.06.26
39646 “주차 등록비 5만원 내세요”...아파트 안내문에 택배기사 ‘황당’ 랭크뉴스 2024.06.26
39645 오픈AI, 다음 달부터 중국서 접속 차단 랭크뉴스 2024.06.26
39644 윤 대통령 “정신건강 정책 대전환…사회적 시선 개선해야” 랭크뉴스 2024.06.26
39643 최태원 동거인 “궁금한 모든 것, 이야기할 때가 올 것”···첫 언론 인터뷰 랭크뉴스 2024.06.26
39642 軍, 백령·연평도서 290발 쐈다… 7년 만에 훈련 재개 랭크뉴스 2024.06.26
39641 ‘세계 최강’ F-22 랩터, 한달만에 한반도 출격…한미 연합 ‘쌍매훈련’ 랭크뉴스 2024.06.26
39640 "저한테 미친여자라 그랬죠?" 당황한 임현택 "어‥" 하더니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26
39639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26
39638 화성 화재 사망자 23명 전원 질식사…국과수 구두소견 나와 랭크뉴스 2024.06.26
39637 "완전 바가지" 10만원 회 논란, 알고보니 자갈치시장 아니었다 랭크뉴스 2024.06.26
39636 [단독] ‘임성근, 혐의자→관련자’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지침 랭크뉴스 2024.06.26
39635 ‘미친 여자’ ‘이 여자 제정신’ 의협 회장에 막말 이유 묻자 “표현의 자유” 랭크뉴스 2024.06.26
39634 세브란스병원 교수 27일 '무기한 휴진' 강행…"필수분야는 유지" 랭크뉴스 2024.06.26
39633 세브란스 교수들, 27일 무기한 휴진 강행…아산병원도 4일 휴진(종합) 랭크뉴스 2024.06.26
39632 “성실한 '공무원'이었는데 왜?”…‘로봇 주무관’ 계단서 뛰어내려 ‘와장창’ 랭크뉴스 2024.06.26
39631 [단독] 유재은, 채상병 사건 이첩 당일 '02-800' 대통령실 통화 랭크뉴스 2024.06.26
39630 세브란스병원 교수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26